<포럼>북한군 = 적 부활과 ‘중꺾마’ 정신전력

2022. 12. 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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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이후 삭제된 '북한=적(敵)' 개념을 윤석열 정부가 국방백서에 되살려 표기하기로 했다.

북한은 적이라는 개념 표기가 군의 정신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안보 태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 정부가 적 개념 삭제를 검토할 당시 국방부 용역을 받은 한국정치학회가 '북한에 대한 적 개념을 유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북한을 적으로 표기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우리 군의 정신전력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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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 前 국회의원

직전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8년 이후 삭제된 ‘북한=적(敵)’ 개념을 윤석열 정부가 국방백서에 되살려 표기하기로 했다. 필요하고 바람직한 조치다. 북한은 적이라는 개념 표기가 군의 정신전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안보 태세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혹시 적 개념 표기 부활이 남북관계를 긴장시킬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국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적 개념을 국방백서에 표기하지 않은 지난 4년 동안 진행된 남북 군사 관계는 오히려 더 나빠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우리를 기만한 채 핵능력을 강화했다. 나아가 핵무기를 언제라도 선제 사용할 수 있도록 법까지 제정하고, 시도 때도 없이 우리 안보를 겁박하고 있다.

국방백서에 적 개념을 다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윤 정부만의 판단이 아니다. 문 정부가 적 개념 삭제를 검토할 당시 국방부 용역을 받은 한국정치학회가 ‘북한에 대한 적 개념을 유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2017년 국방부는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 제작을 위한 연구서를 한국정치학회에 발주하면서 ‘중립성 있게’ 작성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치학회 연구팀은 ‘우리에게 핵심적이고 직접적인 적은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며, 북한의 대남 적화 기도를 지원·동조하는 세력도 적’으로 규정돼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정치학회의 이 보고서 결론을 무시하고, ‘북한은 적’이라는 개념을 삭제했다. 결국, 5년 전 문 정부가 받은 정치학회 학자들의 용역 결과를 늦게나마 윤 정부가 반영한 측면이 있다.

지난 2월 24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강대국 러시아를 상대로 선전(善戰)하고 있다. 선전의 가장 큰 동력은 정신전력이고, 그 핵심은 분명한 대적관(對敵觀)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 토머스 햄스는 저서 ‘4세대 전쟁’을 통해 근대에서 현대에 이른 전쟁의 결정적 승패 요소 변화를 변수로 하여 4세대 전쟁의 차이를 간명하게 식별했다. 1세대는 상비 병력의 규모, 2세대는 화력 위력, 3세대는 기동력, 4세대는 지도자와 장병의 정신력(정치 의지)이 승패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병력 5만 명인 탈레반이 서방의 도움을 받는 30만 명의 아프가니스탄 정규군을 이긴 것은 정신전력이 전쟁 승패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생생히 말해 준다.

북한을 적으로 표기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우리 군의 정신전력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각급 군 교육기관에 대적관 교육 실태를 체계적으로 점검,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차제에 군은 정신전력 교육체계를 전면적으로 진단하는 TF를 구성, 운영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을 뜻하는 월드컵 공간의 신조어 ‘중꺾마’가 팬데믹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정신을 대적관에 대입하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적에 대한 ‘장병의 필승 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 된다. 적 개념 부활이 장병의 중꺾마 정신을 고양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가짜 평화 프로세스가 아닌 실질적인 평화 체제가 만들어질 때까지 ‘적’ 표기 문제가 다시 정쟁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 적 표기가 오만해진 북한의 군과 정권에 두려움을 주는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이 부활시킨 적 개념은 정쟁 대상이 아니다. 그리 되면 핵을 가진 북한군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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