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도 지금보단 나았다”…아파트 매매거래량 최저치 경신 행진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2. 12. 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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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역대 최저
종로 4건 용산 8건 광진 9건
나머지 구(區) 두릿수 거래량 그쳐
폭설과 강추위로 전국에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부동산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매수문의가 눈에 띄게 면서 매매거래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강 잠실 선착장에 달리 고드름 뒤로 보이는 아파트들이 꽁꽁 언 부동산 시장을 보여주는듯 하다. [김호영 기자]
“IMF 외환위기나 세계 금융위기, 코로나 팬데믹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종로구 S중개업소 대표)

잇단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관망세에 주택 매매거래가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다. 서울에서는 지난 10월 한 달 간 10건 이하의 아파트 거래량을 기록한 자치구도 다수였다. 매매 거래량이 최근 두 달 연속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거래 빙하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역대 최저치인 558건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 급감한 수치로, 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00건을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 월별 최저치는 610건을 기록한 지난 9월이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것은 올해만 4번째다. 앞서 지난 2월 816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찍은 이래 7월 642건, 9월 610건을 기록했다. 8월도 670건으로 저조했다.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500건대에 그치면서 일부 자치구에서는 거래 건수가 한 자릿수를 기록한 곳도 나왔다. 종로구는 10월 거래량이 단 4건에 불과했다.

종로구 주요 아파트 단지인 경희궁자이는 10월 총 1919가구 중 매매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용산구(8건)와 광진구(9건)도 거래량이 저조했다. 나머지 23개 구는 거래량이 두자릿 수를 기록했다.

종로구에서 20년 넘게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한 G공인 대표는 “거래 전멸 상태다. 올해 들어 매매 중개를 두 건 했다”며 “주변 부동산업소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중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9월에 중개보조원 1명을 내보냈다”면서 “월급 150만원에 식비도 줘야 하는데, 거래가 없어 부담이 컸다”고 말했다.

거래침체기에 문 닫는 중개업소도 늘고 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중개업소 9936곳이 폐업하거나 휴업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5446곳이 문을 닫았다. 작년 동기(4815곳)보다 13.1% 증가한 수치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최근에 ‘대책 좀 내놓아봐라’는 회원사 전화가 빗발친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 급감 이유는 수요자들이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대출이자 부담을 지면서까지 주택을 구입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까지 치솟았다.

최근 들어 집값이 고점 대비 떨어지긴 했지만 장기 시계열 기준으로는 집값이 여전히 비싼 수준인 것도 매매량 감소 원인으로 지목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하락 거래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현재는 되레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함 랩장은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 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달 첫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8로 지난주(67.9·한국부동산원 자료)보다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조사 기간 내 상대비교지만 단순 수치로만 볼 때 2012년 7월 첫주(58.3) 조사 시작 이후 약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 밑으로 떨어진 뒤 1년이 넘도록(55주 연속)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은 매수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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