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홈런왕' 저지, 9년 4,750억원에 양키스 잔류…역대 최고

9년 더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 AP 뉴시스[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30)가 메이저리그(MLB)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을 갈아치우며 뉴욕 양키스에 남았다.

MLB닷컴, AP 등 미국 현지 매체들은 8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저지가 양키스와 계약기간 9년 총액 3억6,000만 달러(약 4,75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저지의 계약 규모는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30)가 2019년 필라델피아와 계약한 역대 FA 계약 최고 총액(계약기간 13년, 3억3,000만 달러)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저지는 FA 연평균 최고 몸값(4,000만 달러·약 528억원) 역대 3위, 타자 부문 1위에 올랐다. 저지보다 많은 평균 연봉을 받는 선수는 지난해 뉴욕 메츠와 계약기간 3년, 1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투수 맥스 슈어저(38)와 올해 메츠와 2년에 8,666만 달러에 사인한 투수 저스틴 벌랜더(39)뿐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연평균 4,333만 달러를 받는다.

저지는 비 FA 다년 계약으로 MLB 타자 최고 연봉(3,554만 달러)을 받는 마이크 트라웃(31·LA 에인절스)도 뛰어넘었다. 트라웃은 2019년 에인절스와 12년간 4억2,650만달러에 비 FA 다년 계약을 했다.

양키스는 저지에게 수 차례 러브콜을 보낸 끝에 붙잡았다. 시즌 초인 지난 4월 2억3,050달러에 8년 연장계약 제의를 했으나 저지에게 거절당했고, 최근엔 다시 계약기간 8년 3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저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가 영입전에 뛰어들자 양키스는 몸값을 더 높여 저지를 잡는 데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는 양키스보다 많은 10년 4억 달러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지는 올 시즌 6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1961년 팀 선배인 로저 매리스가 수립한 아메리칸리그 최다홈런(61개)을 61년 만에 경신하고 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저지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배리 본즈(73개), 마크 맥과이어(70개·65개), 새미 소사(66개·64개·63개) 등 3명이 있지만 이들은 모두 금지 약물을 복용해 의미가 퇴색됐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