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로 향하는 벨린저, 반전 드라마 쓸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2. 12.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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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벨린저가 컵스에서 다시 도전에 나선다.

MLB.com 등 현지 언론들은 12월 7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가 코디 벨린저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1년 1,750만 달러 계약. LA 다저스에서 충격의 논텐더 방출을 당한 벨린저는 윈터미팅이 끝나기 전에 새 팀을 찾는데 성공했다.

알려진 벨린저의 계약은 정확히는 연봉 1,200만 달러와 2024시즌 상호동의 옵션 및 바이아웃 금액 550만 달러지만 벨린저가 컵스에서 2년을 머물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결국 벨린저는 1년 1,750만 달러 계약으로 다음 오프시즌 컵스를 떠날 것이다.

벨린저는 최고의 스타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빠르게 몰락했다. 1995년생 벨린저는 2013년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다저스에 지명돼 2017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TOP 10 유망주 출신인 벨린저는 데뷔시즌 132경기에서 .267/.352/.581 39홈런 97타점 10도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그리고 3년차 시즌이던 2019년 156경기 .305/.406/.629 47홈런 115타점 15도루를 기록해 내셔널리그 MVP까지 차지했다.

신인왕을 차지하며 데뷔해 3시즌만에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벨린저는 MVP를 차지했을 때 겨우 24세였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본격적인 커리어를 보내게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몰락은 빠르게 벨린저를 찾아왔다. 시작은 코로나19였다.

벨린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단축된 2020시즌 56경기 .239/.333/.455 12홈런 30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의 생산성을 보였지만 직전 시즌 MVP가 보일 성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 그리고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세리머니 도중 어깨를 다쳤고 2021-2022시즌에는 239경기 .193/.256/.355 29홈런 104타점 17도루로 성적이 더 곤두박질쳤다. 예비 FA인 벨린저에게 1,800만 달러를 투자하지 않겠다는 다저스의 선택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었다.

윌슨 콘트레라스를 FA 시장으로 보내며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와 모두 결별한 컵스는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여전히 기다림의 시간을 갖는 중이지만 재능있는 선수들을 모았다. 다만 당장 우승에 도전할 정도로 팀 전력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특급 FA를 노릴 수도 있지만 적당한 투자로 성과를 낼 수 있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시기다.

반전이 필요한 벨린저와 전력 보강이 필요한 컵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계약이었다. 양측은 모두 '모험수'를 던졌다.

벨린저는 다시 자신이 MVP급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아직 27세인 벨린저는 1년 계약으로 기량을 증명한 뒤 다음 오프시즌 다시 FA 시장에 나가 제대로 된 '대형 계약'을 따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다년 계약이 아닌 단년 계약을 찾았고 컵스의 손을 잡았다. 적당한 다년 계약을 충분히 따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벨린저는 1년의 도전을 선택했다. 벨린저는 여전히 뛰어난 수비수지만 만약 2023시즌에도 타격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벨린저의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떨어지게 된다.

컵스 입장에서도 리그 평균을 한참 밑도는 시즌을 2년 연속 보낸 벨린저에게 1,750만 달러를 투자한 것은 모험이다. 연봉 총액이 사치세 기준과는 아직 먼 컵스지만 그렇다고 돈을 낭비할 여유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벨린저는 2021시즌 OPS 0.542를 기록하는데 그쳤고 올해도 시즌 OPS가 0.654에 불과했다. 지난 9월 방출된 프랭크 스윈델(.229/.277/.358 8HR 36RBI)과 다를 것이 없는 성적이었다. 벨린저가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컵스는 거액을 낭비하게 된다. 다음시즌 컵스에서 뛰며 1,75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현재 선수단에서는 마커스 스트로먼과 스즈키 세이야 둘 뿐이다.

긍정적인 기대를 품을 부분은 있지만 크지는 않다. 벨린저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여러 세부지표가 좋아졌다. 배럴타구 비율, 강타비율, 패스트볼 상대 타율 등이 지난해에 비해 나아졌다. 하지만 삼진은 많아졌고 볼넷은 줄었으며 기대타율, 기대장타율, 기대가중출루율 등 기대 지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다저스타디움보다 타자 친화적인 환경인 리글리필드로 이동한 것은 벨린저에게 유리한 요소지만 반등을 완벽하게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새 유니폼을 입었지만 색깔은 달라지지 않았다. 다시 푸른 유니폼을 입는 벨린저가 과연 컵스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코디 벨린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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