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164] 이재명다움
공자가 ‘논어’에서 사람을 살펴보는 잣대로 제시한 것은 덕(德), 예(禮), 인(仁) 세 가지이다. 덕(德)이란 우리말로 ‘답다’ 혹은 ‘다움’이다. 공자가 말한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가 바로 임금다움, 신하다움, 부모다움, 자식다움을 말하는 덕(德)의 개념이다. 특히 공자가 말한 덕(德)이란 군군신신의 공덕(公德)이다. 사덕(私德)이란 ‘동그란 사각형’처럼 일종의 형용 모순이라 쓰이지 않는다.
예(禮)란 일의 이치[事理]를 말한다. 주희처럼 예법에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다. 그래서 공자는 지례(知禮)라는 말을 쓴다. 이는 사리를 안다는 뜻이다.
공자는 인(仁)이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라고 했다. 임금이 신하를 사랑하고 신하가 임금을 사랑한다는 말인데 임금이 신하를 예로 대하는 것[禮待]이 인(仁)이고 신하가 임금에게 예를 다하는 것[盡忠]이 인이다.
각종 범죄 의혹으로 전천후 압박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취임 100일 메시지로 “가장 이재명다운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공식 기자회견은 취소한 채 내놓은 메시지치고는 생뚱맞기 그지없다.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내세웠던 구호 “나를 위해 이재명”이 떠오른다.
이재명다움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이재명의 다움[德]은 무엇인가? 아마 그 당 지지자들도 이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禮)의 측면에서도 이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고 나서, 혹은 당대표가 되고 나서 지금 제기된 의혹들이 터져 나왔다면 그나마 ‘정치 보복’ 운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 그것도 같은 당 대선 후보에 의해 제기된 의혹들이 수사를 받는 과정을 두고서 그런 말을 한다면 그것은 비례(非禮), 즉 일의 이치상 맞지 않는 주장이다.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이재명 삶에서 자기를 희생해 남을 위한 행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자기를 위해 남을 희생시킨 행적은 수두룩하다. 비인(非仁)이다. 이재명다움은 몰라도 ‘이재명스럽다’는 말은 회자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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