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목(同想異目)]관치와 포퓰리즘의 그림자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2022. 12. 8.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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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삼성그룹을 필두로 주요 대기업 사장단 및 임원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해마다 연말 정기인사가 끝나면 세대교체, 혁신, 위기극복 등 기업별 키워드를 종합해 재계 전체의 새해 경영방향을 가늠한다.

그러니 기업들은 인사내용에 대한 '보안'에 만전을 기울인다.

그러고 보니 과거 대기업을 출입할 때와 은행 등 금융권을 담당할 때의 인사취재에도 차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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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국장

이번주 삼성그룹을 필두로 주요 대기업 사장단 및 임원인사가 줄을 잇고 있다. 해마다 연말 정기인사가 끝나면 세대교체, 혁신, 위기극복 등 기업별 키워드를 종합해 재계 전체의 새해 경영방향을 가늠한다. 그 와중에 그룹별로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의 별이 뜨고 지면서 희비가 엇갈린다.

재계 전체가 뒤숭숭한 가운데 새로운 출발에 대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그러니 기업들은 인사내용에 대한 '보안'에 만전을 기울인다. 하루, 이틀 전 심지어 당일 퇴직을 통보받고 짐을 싸는 경우도 허다하다. 재계뿐 아니라 금융권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역시나 '인사보안'에 각별히 신경 쓴다.

그런데 온도차가 확실히 있다. 그러고 보니 과거 대기업을 출입할 때와 은행 등 금융권을 담당할 때의 인사취재에도 차이가 있었다. 금융권은 본인의 잘못은 감추고 치적을 알리려는 분위기가 훨씬 강하다. 인사철을 전후해 소위 말하는 '자가발전' '언론플레이'를 하려는 시도가 여전히 있다.

이는 '확실한 주인'이 있는 기업들에서는 금기시된다. 심지어 언론에 인사내용이 사전에 알려지면 승진할 사람도 최종적으로 빠진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니 기사를 통해 잘한 걸 잘했다고 칭찬해도 "인사철을 앞두고 오해를 살까 두렵다"며 자기는 빼달라고 읍소하기 일쑤다. 인사권을 쥔 오너나 최대주주의 의중 외에는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금융사 CEO나 임원들은 잘한 거를 알리면 무척이나 고마워한다. 심지어 오너가 있는 대기업 계열 금융사들도 상대적으로 비숫한 경향을 보인다. 혹자는 주인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차이라고 한다. 주인이 없으면, 또는 주인이 있어도 더 눈치를 봐야 할 곳이 있으면 그곳을 향한다. 그런 면에서 금융사는 권력과 여론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 관치(광의의 정치)와 포퓰리즘(여론)에 휩쓸리기 쉽다.

대주주가 있어도 규제산업인 탓에 감독당국이 재채기를 하면 기침을 해야 하고 사기업임에도 엄격한 공익성을 요구하는 여론 때문에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럽다. 정치권, 노조 할 것 없이 매서운 눈초리로 거침없이 입장을 전달한다. 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를 놓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당국이 아직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지금도 임기가 끝나거나 거취가 불분명한 금융사 회장의 인선을 둘러싸고 금융권 안팎이 뒤숭숭하다. MB(이명박)정부 시절의 '4대 천왕'(김승유 이팔성 어윤대 강만수), 박근혜정부 시절의 실세 정치인과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문재인정부 시절의 '부금회'(부산 연고 금융인 모임)가 오버랩돼서일까. 다들 '관'(官)의 의중은 무엇인지,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들이 어디에 줄을 댔는지 정보파악에 여념이 없다.

회장, 은행장 추천위원회 등 '인선시스템'이 버젓이 있는데도 하마평마다 뒷얘기가 무성하다. 새 정부 출범 첫해인 만큼 세력과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보수와 진보정권이 엇갈려도 관치와 포퓰리즘의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는가 보다. 불행하게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석열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을 찾아 여전히 숨은 그림 찾기를 하고 있다.

이진우 더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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