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업으로 돈 벌고 피톤치드로 치유… “숲은 일터이자 쉼터” [지방기획]

배소영 입력 2022. 12. 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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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산업 적극 육성 나선 경북道
국내 산림면적 21% 지닌 ‘자원의 보고’
2021년 생산액 1조5584억원… 전국 1위
영주 ‘국립산림치유원’ 세계 최대 규모
울진·구미 등 치유의 숲 잇단 개장 앞둬
임가소득 5000만원 등 산림계획 수립
道 “임업인이 잘 사는 환경 조성하겠다”
‘629만㏊.’ 지난해 말 집계한 우리나라 산림면적이다. 국토의 62.6%가 산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독일과 스위스, 스웨덴에 이어 네 번째로 산림 비중이 높다. 이 중 경북의 산림면적은 133만4000㏊다. 전국 산림면적의 21%를 차지해 그야말로 ‘산림 자원의 보고’다.
경주 보문단지의 봄.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100조원을 넘는다. 휴양과 치유, 친환경 먹거리와 같은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 요소가 포진해 있다. 도는 산림산업에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고 있다. 일터와 삶터, 쉼터로서의 숲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도는 최근 ‘산림치유’에 주목하고 있다. 산림치유는 숲을 통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을 뜻한다. 도는 산림치유 시설을 갖춰 관광객을 모아 소득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 여기에 돈이 되는 경제 임업의 발판을 마련한다. 지난해 경북의 임산물 생산액은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자원이 풍부하다. 도에 산림은 ‘신경제’다.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가 숲에 있다고 판단한 도의 각종 정책을 살펴봤다.
관광객들이 국내 최대 규모의 울진 금강소나무길을 걷고 있다. 경북도 제공
◆“숲에서 쉬다” 산림 관광자원 풍부

7일 도에 따르면 포항 내연산은 국내 100대 명산 중 하나다. 기암절벽을 양옆에 두고 흐르는 12폭포가 비경을 자랑한다. 이 중 ‘내연산 치유의 숲’은 요즘 말로 ‘뷰 맛집’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가 가득 차 있는 데다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도는 지난해 포항 내연산 치유의 숲을 개장해 관광객을 맞고 있다. 치유의 숲 둘레 길은 2㎞다. 걷기 무난한 편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큰 힘 들이지 않고 가볍게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코스 사이 나무 벤치에선 쉬었다 가거나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여기에 편백 족욕장과 치유요가, 음이온 풍욕장, 숲속 쉼터를 갖췄다.
포항 내연산 치유의 숲. 포항시 제공
도는 앞으로 울진 백암과 경산 백천동, 구미 선산에 치유의 숲을 차례로 개장한다. 탐방로 등산뿐만 아니라 목재 물건 만들기와 요가, 명상 등 풍성한 부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주 소백산에는 ‘국립산림치유원’이 있다. 산림치유 국가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데크로드길은 경사도가 완만해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어렵지 않게 산책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야외풀이다. 온수풀에 몸을 담근 채 천혜의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산림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는 덤이다. 소리의 공명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얻는 싱잉볼 체험도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명상과 다도, 맨발 걷기, 음악 치유 등은 빼놓을 수 없는 즐길 거리다.

봉화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있다. 호랑이숲과 시드볼트, 알파인하우스는 수목원의 자랑거리다. 도는 여기에 산림관광 활성화를 위해 영양 자작나무숲을 만들고, 경북의 구곡문화를 자산으로 한 관광 콘텐츠 개발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 밖에도 금강소나무군락지와 산촌생태마을, 자연휴양림, 산림욕장, 수목원, 유아숲체험원 등 산림을 소재로 한 산림휴양 관광지가 풍부하다.

◆돈 되는 산림, 돈 버는 임업인

‘돈이 되는 보물산.’ 도가 임업 활성화를 위해 내건 기치다. 임업이란 각종 임산물에서 얻는 경제적 이윤을 말한다. 경북에선 2만334가구가 임업에 종사 중이다. 전국 임업 인구의 20%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전국 임업 종사자 5명 중 1명이 경북에 있는 셈이다.

도는 ‘임산물 생산 2조원, 임가소득 5000만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산림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경북의 임산물 생산액은 1조5584억원이다. 전국 생산액(7조1982억원)의 21%를 차지해 전국 1위 소득을 올렸다. 임가의 가구당 소득은 3241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울진 숲에서 자란 송이. 울진군 제공
가장 큰 임산물 소득원은 목재(7756억원)다. 이어 오미자(1264억원)와 떫은감(838억원), 마(724억원) 순이다. 특히 경북은 몸값 비싼 송이의 주산지로 유명하다. 경북 북부지역인 안동·영덕·울진을 중심으로 570억원의 송이 매출을 올렸다. 최근 잇단 산불로 송이산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장 많은 송이 생산량을 자랑한다.

◆임업 6차 산업화 꾀해…공모 줄선정 쾌거도

도는 산주와 임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해 6차 산업화에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올해 214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임산물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 지원과 임산물 유통체계를 갖춘다.

산림청이 주관한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응모한 결과 전 항목이 선정돼 113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임산물클러스터(울진)와 산림작물생산단지(포항·의성), 양묘시설 현대화(영주), 경상권역 임산물물류터미널(포항), 임산물수출특화시설 확충(경산) 등이 대표적이다.

영주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약용자원연구소는 2016년 개소했다. 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림약용자원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 유전자원 수집과 기능성 평가, 기술 고도화, 친환경 재배, 대량생산과 같은 각종 연구를 수행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전국에서 가장 넓은 공·사유림 면적을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려 산림을 돈 되는 산으로 중장기적으로 가꿔 임업인이 잘사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숙 道 환경산림자원국장 “2023년 ‘산림사관학교’ 신설… 전문 임업인 양성에 박차”

“산은 있는데 돈이 안 된다.” 산주들이 가진 보편적 인식이다. “시설과 자본금이 부족한 데다 혼자서는 경영하기 힘들다”는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 산림은 녹화라는 고정관념과 후대에 물려줄 잠재적 재산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경북도는 임업에 더 나은 미래가 있다고 보고 임업인 양성책 마련에 나섰다.

최영숙(사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버섯류와 수실류, 산나물류 등 고소득 임산물을 산림 내에서 복합적으로 경영하려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임업인에 대한 관심이 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산림치유와 친환경 임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금이 산촌 경제 활성화를 꾀할 적기로 보고 전문임업인 양성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최 국장은 “전문임업인으로 선정되면 임업에 필수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며 “임업경영에 필요한 정책자금의 보조 또는 융자와 필요한 기자재, 기술훈련, 정보제공, 산림소득사업에 대한 공모사업 대상자 자격 부여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전문임업인 3171명을 지원했다. 최근 도가 가장 공을 들이는 임업인 육성책은 바로 ‘산림사관학교’다. 내년을 전문임업인 양성의 원년으로 보고 예산을 확보해 산림사관학교를 조성한다. 임업인의 정보 교류가 농·어업에 비해 떨어진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산림사관학교를 교류의 장으로 만든다.

여기에 임업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을 바라봐야 해 투자액 회수가 장기적이라는 인식을 탈피하고자 단기임산물 재배 지원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최 국장은 “고사리와 더덕, 약용작물은 단기간에 재배할 수 있는 임산물”이라며 “단기임산물 소득지원 사업을 펼쳐 임업인에게 필요한 설비와 장비는 물론 친환경 자재와 포장재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밤과 산양삼 등의 임산물을 생산할 때 농약과 비료를 적정 기준에 따라 사용하도록 계도하고 친환경 비료 등을 지원한다.

최 국장은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과 산촌 활성화를 위해 임업후계자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며 “수입에 의존하는 목재를 중장기적으로 내수화할 방안 마련에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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