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팬들은 변함없이 “호날두”를 외쳤다
산투스 감독 잡히자 야유 쏟아져
후반 29분 투입되자 환호의 물결
오프사이드 판정 심판에 야유도
숱한 논란 불구 ‘절대적 존재’로
포르투갈과 스위스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이 열렸던 7일 카타르 알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는 후반 15분이 지날 무렵부터 진풍경이 펼쳐졌다.
관중석에 있던 포르투갈 팬들이 한 선수의 이름을 큰 목소리로 부른 것이다. 마치 지난 9월 카메룬과의 평가전 때 한국 팬들이 이강인(마요르카)의 이름을 연호한 것과 비슷했다.
포르투갈 팬들이 목소리를 높여 부른 선수는 다름 아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적)였다. 호날두는 이날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축구 통계전문업체 ‘옵타’에 따르면 호날두가 주요 메이저대회에서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팬들은 ‘호날~두’를 연호하며 그가 빨리 그라운드에 투입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벤치에 앉아 있는 호날두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힐 때면 엄청난 환호가 쏟아졌다. 반대로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이 전광판에 잡히면 큰 야유가 쏟아졌다.포르투갈이 이 경기에서 고전했거나 패했다면 납득할 수도 있는데, 이날 포르투갈은 스위스를 완벽하게 압도한 끝에 6-1 대승을 챙겼다.
호날두를 대신해 출전한 ‘신성’ 곤살루 하무스(21·벤피카)는 해트트릭을 작성, 이번 대회 1호 해트트릭 달성자가 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호날두가 없는 포르투갈의 경기력이 훨씬 더 좋았다. 호날두는 이번 대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개막을 앞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로부터 방출을 당해 대회 초반 큰 이슈가 됐다. 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후반 교체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조규성(전북)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산투스 감독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었다”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날 호날두의 선발 제외는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포르투갈 취재진도 선발 명단 확인 후 놀라는 눈치였다. 포르투갈이 후반 10분 하파엘 게헤이루(도르트문트)의 골로 4-0을 만들자 약 9만 명을 수용하는 루사일 스타디움을 채운 포르투갈이 본격적으로 호날두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26분이 지날 무렵 호날두가 교체 존으로 이동하자 함성 소리는 절정에 달했다. 이어 후반 29분 호날두가 투입되자 경기장이 떠나갈 듯했다.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호날두는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골을 노렸다. 후반 31분 프리킥 기회에서 직접 슈팅을 때렸고 후반 39분에는 스위스의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노골이 됐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자 포르투갈 팬들이 심판에게 보내는 야유 또한 장관이었다.
결국 경기는 6-1로 끝이 났다. 호날두는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며 감사를 표했다. 팬들도 호날두가 박수를 치는 장면이 전광판에 단독으로 나오자 큰 환호성을 터뜨렸다.
논란은 많고 경기력도 예전 같지 않지만,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그는 여전히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도하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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