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속출하던 이변 왜 사라졌을까

황민국 기자 2022. 12. 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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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겨울 월드컵에 일정 빡빡
축구강국 주전들 휴식 부여
토너먼트 가자 제 실력 나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관통하는 주제는 분명 이변이었다.

약체로 분류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2-1로 꺾은 것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호주, 모로코 등 예상 밖의 팀들이 16강에 오르는 이변이 속출했다.

그런데 토너먼트 첫 관문인 16강부터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으로 승패를 정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팀만 웃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유일한 생존자인 모로코가 7일 연장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스페인을 잡은 것이 유일한 예외였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갑자기 이변이 사라진 원인으로는 달력에 빼곡한 일정이 첫손에 꼽힌다. 조별리그 초반에는 서로 총력전을 펼치다 보니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가능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층이 두꺼운 강팀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번 대회는 예년보다 대회 기간이 짧다. 겨울에 열린 첫 월드컵인 카타르 월드컵은 지난달 21일 개막해 오는 19일 막을 내린다. 대회 날짜로 따진다면 29일간 열리는데, 직전에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이나 2014 브라질 월드컵(이상 32일)의 대회 기간보다 3일이나 짧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유럽리그를 재개해야 한다는 압박에 이번 대회 월드컵 기간을 줄였다”고 지적했다. 32개국이 3경기씩 치르는 조별리그가 짧아진 대회 기간의 직격타를 맞았다. 과거 2주씩 치르던 조별리그를 12일 만에 끝낸 것이다. 여기에 토너먼트 직전 하루씩 제공하던 휴식일까지 사라지면서 쉴 틈도 없이 16강전이 시작됐다. 브라질과 포르투갈, 프랑스 등 강팀들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패배를 감수하면서까지 주전들에게 휴식을 안긴 이유다.

이 차이는 16강전 경기 내용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브라질과 맞섰던 한국이 녹초가 되어버린 선수들의 체력 저하 속에 1-4로 완패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된 정우영(알사드)은 “더 이상 뛸 수 없을 정도로 지친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도 “과거 월드컵에서 조별리그가 끝난 뒤 72시간 만에 바로 경기하는 걸 못 봤다. 이처럼 짧은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반발했지만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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