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엄습한 최악의 시나리오···‘금리 인상 멈춰도 경기 침체 계속'
월가에선 비관적인 전망 쏟아져
중 코로나 방역 완화 발표에도
국내 증시 하락, 달러 환율 강세
국내외 금융시장에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시장은 ‘고강도 긴축’과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상황을 모두 피하고 싶어 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 상황이 진정돼 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경기도 침체 수준으로 꺾이지 않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10.35포인트(0.43%) 내린 2382.8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2010억원, 기관이 174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가했다. 개인은 2013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9원 오른 달러당 1321.7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원화도 약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 발표에도 미국에서 확산한 경기 침체 우려가 시장에 더 크게 작용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이 “경제를 탈선시키고, 가벼운 또는 강한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으로 기준금리가 5%를 향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충분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앞으로 순탄치 않은 시기에 들어설 것”이라며 내년 미국이 경기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전망에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0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44%), 나스닥지수(-200%) 등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금융시장은 물가오름세가 멈추고, 경기가 둔화해 통화긴축 조치가 멈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고, 11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6.5로 전망치(53.7)를 상당폭 웃돌았는데, 시장에서는 오히려 예상보다 좋은 경기지표로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장은 경기지표 부진이 물가 둔화로 이어져 선제적 통화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완만한 경기 하강을 예상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 2분기부터 고용 호조가 마무리되고, 통화정책이 시차를 두고 실물에 영향을 미치면서 연착륙 기대가 경착륙 경계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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