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사용 줄면서…생명 연장된 ‘지폐’

5000원권, 5년3개월 최단명
5만원권, 15년1개월로 최장수

올해 시중에 유통 중인 화폐의 수명은 5000원권이 5년3개월로 가장 짧고, 5만원권은 15년1개월로 가장 긴 것으로 추정됐다. 현금사용이 줄면서 화폐의 유통 수명은 최근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2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를 보면 권종별 유통수명은 1000원권 70개월(5년10개월), 5000원권 63개월(5년3개월), 1만원권 135개월(11년3개월), 5만원권 181개월(15년1개월)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유통수명은 신권이 한국은행 창구에서 발행된 후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되어 다시 한은 창구로 환수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한은은 “저액권의 경우 주로 물품 및 서비스 구입, 거스름돈 등 거래적 동기에 의해 빈번하게 사용됨에 따라 고액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통수명이 짧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하면 1000원권의 수명이 9개월 늘었고 1만원권(4개월), 5만원권(3개월) 등의 수명도 모두 늘었다. 1000원권 수명은 2017년 49개월에서 올해 70개월로 늘었고, 5만원권은 같은 기간 142개월에서 180개월로 늘었다. 한은은 “비현금 지급수단 사용이 늘고 온라인 거래 증가에 따른 거래용 현금사용이 감소하면서 유통수명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국내 은행권의 유통수명은 저액면 및 중간액면은 길고, 최고액면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난다. 저액권의 경우 국내 은행권의 내구성, 건전한 사용습관 등으로 주요국에 비해 긴 것으로 판단된다. 최고액면인 5만원권은 현금사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유로존(142개월), 일본(54개월)에 비해서는 길었다. 반면 영국(492개월), 미국(275개월)과 은행권 재질이 다른 호주(폴리머, 330개월), 스위스(혼합, 240개월)에 비해서는 짧은 편이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