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대중국 수출 급감…경기 회복커녕 둔화세 진입 가능성”
반도체 중심 대부분 품목 수출 부진, 무역수지 적자폭도 지속 확대
고금리 추세로 인한 기업 투자·소비 심리 위축…경기 악순환 우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기가 회복세 약화를 넘어 둔화세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KDI는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기업 투자와 민간 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DI는 7일 발표한 1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으며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을 발표하면서 국내 경기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한 달 만에 경고 수위를 높인 것이다.
KDI는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주요국의 통화 긴축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지정학적 긴장의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심리지수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대중국 수출이 급감한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출이 부진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수출은 전월보다 감소폭이 확대되며 전년 동기 대비 14.0%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미 수출 증가율은 10월 6.6%에서 지난달 8.0%로 높아졌지만 대중 수출 감소율은 같은 기간 15.7%에서 25.5%로 크게 확대됐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장기화되면서 중국 경기가 둔화된 여파가 국내 기업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품목별로는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29.8%) 수출이 대폭 감소했다. 선박(-68.2%), 석유화학(-26.5%), 무선통신기기(-18.7%) 등 대다수 품목 수출도 지난달에 부진했다. 11월 무역수지 적자는 전월(67억달러)보다 확대된 7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KDI는 고금리 추세로 소비심리와 기업심리가 악화되는 등 투자나 민간 소비 측면에서도 경기 하방 압력이 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6.5를 기록하며 전월 88.8에 이어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12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자·영상·통신장비 중심으로 급락해 11월(75)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70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76)도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BSI는 기업활동의 실적과 계획 등에 대한 기업가의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보다 낮아진다.
KDI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부진이 가시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수가 악화됐다”며 “향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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