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 ‘미운 오리’서 ‘백조’ 될까

박순봉 기자 2022. 12. 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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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배터리 전기차에 밀려 뒷전
친환경차 시장서 사실상 정체 상태
1위 현대차도 연 판매 1만대 수준
BMW, 독일서 iX5 소량 생산 시작
BMW iX5(왼쪽), 현대차 넥쏘

BMW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iX5’를 독일에서 소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친환경차 경쟁에서 수소차는 일반 전기차에 밀리는 모습이지만 잠재력은 여전하다. 배터리를 넣은 전기차는 무겁고, 전기 생산이나 배터리 생산 방식에서 ‘친환경이 맞느냐’는 근본 질문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다. 이런 점에서 수소차는 장기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미국 매체인 시넷은 BMW가 독일 뮌헨의 연구혁신센터에서 iX5를 소량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X5는 도요타와 공동 개발한 수소전기차다. 내년 초부터 일부 지역에 출시해 시험을 거치고, 2025년부터는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올 10월18일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자동차의 새로운 트렌드로 수소를 꼽았다.

집세 회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면서 “확장성이 더 높아지면 수소차는 운전하기에 가장 ‘힙한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BMW는 2000년대 중반 액화수소를 태우는 방식의 내연차까지 개발하는 등 수소 기반 자동차에 주목해왔다.

다만 현재까지 수소차 시장은 사실상 정체돼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세계 수소차 판매 대수는 총 1만6195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예측하는 올해 세계 승용차 판매량은 8400만대 정도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은 8.8%다.

수치상으로는 성장했지만, 판매 대수가 워낙 적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판매 대수를 보면 2021년 1만4789대에서 2022년 1만6195대로 1316대 늘어난 수준이다.

자동차업체들도 적극 뛰어들지도 않고 있다. 의미 있게 꼽을 수 있는 수소차 생산 회사는 4곳으로 아시아에 몰려 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일본 도요타와 혼다, 중국의 맥서스가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올 1~10월 점유율 59.2%로 사실상 독과점에 가깝다. 2위는 도요타 미라이로 점유율 17.9%다. 이어 혼다가 1.3%, 맥서스가 1.2% 순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보다 생산 방식 더 ‘친환경’
전문가 “미래 잠재력·가능성 충분”
인프라·기술 개발 뒷받침 필수적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소차를 여전히 미래차로 꼽는다. 탄소를 줄여야 하는 전기차 보급 배경에 세계적 공감대가 깔려 있지만 전기차가 실제 친환경이냐는 데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기차를 운행하는 동안에는 탄소가 발생하지 않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탄소가 발생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가 많이 나가고 트럭, 열차, 비행기에선 수소차가 훨씬 유리하다”면서 “겨울철 주행거리가 줄어드는 전기차 문제도 수소차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수소차는 전기차의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다. 수소차는 가볍고, 전기 생산 방식도 더 친환경적이다.

수소 기술이 발전하면 ‘탄소 괴물’로 불리는 비행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무거운 배터리를 싣고 전기모터로 구동하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수소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면서 수소차 인프라 구축과 기술 개발이 모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문위원은 “전기차는 올해에도 점유율이 13%에 이르렀지만, 수소차는 2050년에도 5%를 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는 미래 에너지의 핵심이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배터리 전기차와 함께 양대 축”이라며 “정부에서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소를 자체 생산하려고 하는 기업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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