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기만 하고 다 아는 맛…‘소식좌’ 열풍 계속되는 이유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may@mk.co.kr) 2022. 12. 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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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대표 ‘소식좌’ 코드쿤스트를 모델로 기용한 롯데리아. [사진 출처 = 롯데GRS]
올여름부터 불기 시작한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 열풍이 하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 물가 상승,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등으로 먹방 대신 소식이 대세로 떠오른 것. 유통업계는 용량을 줄인 다양한 제품으로 소식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이달 초 쁘띠 컵밥 콘셉트의 ‘치즈불고기컵밥’, ‘치킨마요컵밥’ 2종을 출시했다.

쁘띠 컵밥의 중량은 200g 내외로 기존 도시락 메뉴의 중량 대비 절반 이하다. 1개 도시락을 두세 끼로 나눠 먹는 소식좌 특성을 반영해 보관이 용이한 컵밥 용기를 개발, 적용했다.

CU는 지난달 반찬 전문 브랜드 ‘반찬한끼’를 론칭했다. 모두 90g 용량으로 이뤄진 소용량 반찬 시리즈다. 명란젓, 낙지젓, 오징어젓 등 젓갈 3종을 시작으로 계란찜, 멸치볶음 등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앞서 CU는 1인용 데일리 와인 콘셉트의 ‘와인 반병’도 출시했다. 기존 와인 한 병의 평균 용량이 750㎖인데 반해 와인 반병은 절반 수준인 360㎖로 구성해 혼술족(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과 소식좌를 동시 공략했다.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껍질없는 간편한 조각사과’는 껍질을 제거하고 한 입 크기로 자른 100% 국내산 사과다. 360g과 150g의 두 가지로 나온다. 이마트24는 올해 초부터 여러 조각 과일들이 혼합된 소용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 역시 소용량 상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농산물과 과일 등을 중심으로 낱개 판매를 확대해 소비자가 필요한 양만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홈플러스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1인분 델리 품목은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616% 급증하기도 했다.

광고에서도 소식좌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롯데리아는 이달 4년 만의 신제품 ‘힙&핫 치킨버거’를 내놓으면서 광고 모델로 음악 프로듀서 코드쿤스트를 발탁했다.

코드쿤스트는 연예계 대표 소식가로 꼽힌다. 잘 먹는 모습만을 노출해온 음식 광고에 소식가 모델을 기용, 무덤덤하게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노출하면서 차별화에 성공했다.

GS25 쁘띠 컵밥. [사진 출처 = GS25]
유통업계는 그동안 미디어 속 먹방의 인기로 폭식, 과식 등이 끝없이 주목 받으면서 소비자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적은 음식을 천천히 씹는 소식좌의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계속되는 물가 상승도 소식이 주목받는 배경으로 꼽힌다. 외식 물가, 장바구니 물가가 모두 오르면서 대량 구매보다는 필요한 만큼만 사려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MZ세대 사이에서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점도 더해졌다. 과식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버려지는 음식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부담감이 골고루 작용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디어의 영향으로 먹방이 인기였다면 이제는 소식좌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업계는 이러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대용량보다는 소용량·소포장 제품 출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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