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카슈끄지 암살 배후’ 지목 빈살만에 면죄부

김혜리 기자 2022. 12. 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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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에 ‘면책특권’
‘왕따’로 만들겠다던 바이든
유가 급등 후 친사우디 행보

미국 연방법원이 자국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한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대해 면책특권을 인정하고 관련 소송을 각하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존 베이츠 판사는 6일(현지시간) 카슈끄지의 약혼녀와 시민단체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소송을 각하했다. 베이츠 판사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내렸다는 원고 측 주장은 믿을 만하지만, 그가 외국 지도자로서 면책특권을 지닌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거부할 수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9월 사우디 정부 수반인 총리로 임명됐다. 조 바이든 미 정부는 베이츠 판사로부터 의견 표명을 요청받고 지난달 17일 이러한 입장의 공식 문서를 법원에 보냈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무함마드 왕세자 비판 기사를 자주 썼던 사우디 출신 언론인 카슈끄지는 결혼 관련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2018년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들에게 살해됐다.

바이든 정부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 계획을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정보기관의 결론을 지난해 2월 공표하면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국제적인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지난 7월 원유 증산을 요청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는 등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언론의 자유와 인권은 배신당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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