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간 시진핑…미국 영향력 ‘빈틈’ 본격 공략

이종섭 기자 2022. 12. 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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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아랍 정상회의 등 참석
38조원 규모 계약 체결 전망
타 아랍 국가와도 협력 강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박4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했다. 집권 3기 시작 이후 광폭 외교행보를 이어가면서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틈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초청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사우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시 주석은 제1차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앞서 사우디 국영 SPA통신도 시 주석이 7일 현지에 도착한 뒤 살만 국왕 및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사우디 방문은 2016년 1월 이후 거의 7년 만이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사우디가 석유 감산 문제 등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져 더 관심을 모은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으로 중동 지역 최대 동맹국이지만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놓고 미국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배후로 지목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올해 들어서는 석유 감산 문제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입장 차를 노출하며 틈이 더 벌어졌다.

그사이 중국은 사우디와 원유 위안화 결제를 논의하고 사우디의 브릭스(BRICS·중국을 비롯한 5개 신흥 경제국 모임) 참여를 지지하며 적극적인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국은 원유 최대 수출입 국가라는 이해관계가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우디가 바이든 대통령의 석유 증산 요청을 무시한 지 두 달 만에 시 주석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줬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동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와의 관계를 강화하면서 적극적으로 중동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SPA통신은 시 주석 방문 기간 중국과 사우디가 1100억리얄(약 38조6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중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초대형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다방면으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이번에 다른 아랍 국가 및 GCC와의 정상회의를 통해서도 다양한 협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GCC 국가들은 에너지 외에도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맞는 상품과 건설 계약, 인프라, 제조, 디지털 경제 등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며 GCC 국가들도 자국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에 통합될 수 있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CC는 사우디와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만 연안 6개국 간 경제·안보 협력기구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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