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마약]① 마치 술·담배처럼…쉽게 빠져드는 10대 ‘생활마약’
[KBS 창원] [앵커]
경남의 청소년 마약 중독 실태를 짚어봅니다.
진통제나 다이어트용품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른바 '생활마약'이 청소년 사이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습니다.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중독되거나, 판매까지 하다 경찰에 붙잡힌 청소년만 한해 50명이 넘는데,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심층기획팀,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펜타닐 흡입 경험 18살 남고생/음성대역/경찰 진술 내용 : "친구가 기분 좋은 게 있는데 한번 해보겠냐고 이야기하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겨서….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합법이라고 해서…."]
시작은 친구의 권유였습니다.
펜타닐은 병원 처방으로 약국에서 살 수 있어 마약류로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금단 증세는 순식간에 중독으로 빠져들게 했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아 허리 통증을 거짓 호소해 약을 구했습니다.
약값이 모자라자, 약을 친구에게 팔기도 했습니다.
호기심에 시작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마약류 유통사범이 된 겁니다.
[펜타닐 흡입 경험 18살 남고생/음성대역/경찰 진술 내용 : "어느 순간 제가 펜타닐을 팔고 있더라고요. 지금도 사실 중독을 완전히 끊은 건 아닌 것 같아요. 평생 관리해야 한다고…."]
16살 여고생은 친구들과 함께 살을 빼기 위해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았습니다.
하지만 심장 두근거림과 불면증 같은 부작용이 심했습니다.
남은 약을 또래 친구들에게 팔았는데 돈이 되자, 판매를 계속했습니다.
[식욕억제제 복용 경험 16살 여고생/음성대역/경찰 진술 내용 : "한 알에 천 원 정도에 처방받았는데, 5천 원 정도에 팔리는 거예요. 계속 처방받아서 팔았죠."]
법무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40~50대 마약사범은 줄고 있는 반면 10대 청소년은 4배가량 늘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450명이 검거됐습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경남경찰청에서 적발한 10대 마약사범은 104명에 이릅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장옥진/국립부곡병원 약물중독진료소장 : "신체적인 손상이나 정신적인 손상들이 일시적이거나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습적인 반복 사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훨씬 높습니다. 그러니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질환이 생길 가능성은 훨씬 더 높은 거죠."]
전문가들은 드러나지 않는 마약류 범죄의 암수적 특성상, 마약류를 경험한 10대가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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