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이제야 겨우 자연을 이해한다, 최첨단 기술의 도움으로”

2022. 12. 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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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지방, 양념, 비닐포장재, 소금, 야채·버섯 조각, 설탕, PET, 알루미늄.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들은 "우리의 작업의 목표는 자연을 재구현하는 것이다"라며 "인류의 역사, 기술개발의 과정을 보면 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고 기능하는가 탐구하기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AI는 인간의 뇌를, 인터넷은 네트워크의 작동방식을 따라한다. 인간의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기술을 이용해 자연과 똑같을 순 없지만 자연을 시뮬레이션하고, 자연에 가장 가까운 것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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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델란드 출신 아티스트 듀오 드리프트
현대카드 스토리지서 아시아 최초 개인전
DRIFT, 머테리얼리즘 시리즈, 신라면, 2022,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작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면, 지방, 양념, 비닐포장재, 소금, 야채·버섯 조각, 설탕, PET, 알루미늄.

신라면을 구성하는 물질들이다. 네델란드 출신 듀오 아티스트인 드리프트(로네케 홀다인·랄프 나우타)는 일상의 사물을 해체해 재료와 소재로 재구성한 뒤 선보이는 ‘머테리얼리즘’ 시리즈에 신라면을 추가했다. 직육면체로 압축된 재료는 전체 사물에서 해당 재료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머티리얼리즘에 소재는 음식뿐만이 아니다. 게임보이 게임기, 그 안에 들어가는 슬롯, 바비인형, 아이폰과 노키아폰, 롤렉스와 카시오 시계도 모두 분해된 뒤, 재구성된 재료로 선보인다. 로네케 홀다인은 “자연과 지구가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물건과 자연이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들어가는 소재를 분해해보면 모두 자연에서 온 것입니다. 처음 샀을때나 쓰임이 다해 버려질때나 자연입장에서 보면 그 가치는 똑같습니다”

네델란드 출신 듀오 아티스트인 드리프트(랄프 나우타·로네케 홀다인)가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기념해 한국을 방문했다. [사진=헤럴드DB]
DRIFT, Fragile Future, 2022,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작 [사진=헤럴드DB]

지난해 뉴욕 ‘더 셰드(The Shed)’에서 대규모 개인전으로 글로벌 미술계의 주목을 받은 드리프트의 전시가 한국에서 선보인다. 현대카드는 8일부터 내년 4월 16일까지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드리프트 : 자연과의 접속 (DRIFT: In Sync with the Earth)’를 개최한다. 드리프트가 아시아에서 전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선 천정에 매달린 구조물의 움직임으로 꽃의 개화를 표현한 ‘샤이라이트(Shylight)’, 스무쌍의 유리관으로 하늘을 나는 새의 날갯짓을 재해석한 ‘진폭(Amplitude)’, 민들레 1만 5000송이의 홑씨를 LED전구에 붙여 완성한 조명작품인 ‘깨지기 쉬운 미래 (Fragile future)’, 신라면과 같이 사물을 해체한 뒤 그 재료를 재구성한 ‘머테리얼리즘(Materialism)’ 등 4개 시리즈를 선보인다.

DRIFT, Fragile Future(확대), 2022,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작 [사진=헤럴드DB]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들은 “우리의 작업의 목표는 자연을 재구현하는 것이다”라며 “인류의 역사, 기술개발의 과정을 보면 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고 기능하는가 탐구하기 위한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AI는 인간의 뇌를, 인터넷은 네트워크의 작동방식을 따라한다. 인간의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기술을 이용해 자연과 똑같을 순 없지만 자연을 시뮬레이션하고, 자연에 가장 가까운 것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민들레를 직접 채취해 말린 뒤 LED 조명에 접착제를 바른 뒤, 홑씨를 하나 하나 붙여서 완성하는 ‘깨지기 쉬운 미래 (Fragile future)’는 자연과 첨단기술이 만난 작업이다. “자연물인 동시에 인공물”이라는 작가의 설명처럼 작가는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나아가 지구환경에 대해 비평적이지만 따뜻한 관점으로 접근한다.

드리프트의 작업은 기술과 예술의 만나 독특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정작 본인들은 영감은 자연에서 얻더라도 기술면에서는 가장 선구적인 실험을 한다고 자부했다. “이미 나온 첨단기술을 접목해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이제껏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을 시도한다. 완성까지 10년이 걸린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처음부터 구현방식을 찾아낸다” 그렇게 탄생한 작업은 지난해 더 셰드에서 선보인 떠다니는 콘크리트 블록, 샤이라이트, 600개의 드론으로 구현한 찌르라기 새떼의 움직임 등이다. “아무리 최첨단의 기술일지라도, 자연을 겨우 이해하는 것에 불과하다” 드리프트의 작업은 자연을 향하고 있다.

DRIFT, Shylight, 2022, 현대카드 스토리지 전시작 [사진=헤럴드DB]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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