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산’ 절반이 미혼…“결혼할 돈 없어서” 최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33.4%
2050년에는 40% 육박할 듯
연소득 ‘1000만원 이하’ 21%
‘월세’ 42.3%…‘자가’ 34.3%
42세 직장인 A씨(충북 충주시)는 3년째 혼자 산다. 직장 생활을 위해 경기도에서 옮겨와 정착했다. 전세로 아파트를 마련했는데, 빚을 내 집 살 생각은 없다. 오르는 물가에 비해 급여 인상은 더디지만 혼자 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끼진 않는다. A씨는 “가정을 꾸리면 지출이 늘어날 텐데,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갈수록 ‘꼭 결혼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였다. 1인 가구는 결혼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결혼자금이 부족하거나 고용불안 등 주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2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를 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16만6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27.2%에서 2019년 30.2%로 30%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대로라면 2030년에는 1인 가구 비중이 35.6%, 2050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가 1인 가구의 19.8%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18.1%), 30대(17.1%), 60대(16.4%) 순이었다.
1인 가구가 벌어들이는 연소득은 2691만원(2021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 연소득(6414만원)의 42% 수준에 그쳤다. 1인 가구의 67.7%가 연소득 3000만원에 미치지 못했고, 1000만원을 벌지 못하는 1인 가구 비중도 21%에 달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1인 가구는 116만1000가구로, 전체 수급 가구 10가구 가운데 7가구(70.9%)가 1인 가구였다. 전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 60.3%에서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70.9%로 올라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거 환경도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1인 가구의 주거 유형은 다가구단독주택 등 단독주택 거주 비중(42.2%)이 가장 높았다. 아파트는 33.1%, 연립·다세대 11.5%, 주택 이외 거처 11.3%로 전체 가구에 견줘 단독주택과 주택 이외 거처의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51.9%는 아파트에 거주했다. 1인 가구 대부분은 월세(42.3%)로 살았고, 자기집(34.3%)과 전세(17.5%) 비중은 낮았다.
1인 가구 가운데 절반(50.3%·2020년 기준)은 미혼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 자금 부족(30.8%), 직업 없거나 고용상태 불안정(14.4%), 출산·양육 부담(12.0%) 등 경제적 요인을 꼽았다.
‘결혼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1인 가구 비중은 47.1%로,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44.3%)보다 높았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은 4.4%에 그쳤다. 통계청은 전체인구와 비교할 때 ‘결혼은 해야 한다’는 비중은 2.9%포인트 낮은 반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비중은 1.1%포인트 높았다고 설명했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경제적 부담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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