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입 의혹, 사실로 첫 확인
[앵커]
북한 조직원이 판매한 보이스피싱 악성 앱 실태, 취재 기자와 좀더 살펴보겠습니다.
송영석 기자! 악성 앱이 북한 거라는 사실, 어떻게 확인된 겁니까?
[기자]
악성 앱을 이용한 보다 진화된 형태의 보이스피싱은 2017년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대북제재가 대폭 강화돼 북한이 다른 활로를 찾던 시기입니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은 악성 앱 공급처로 북한을 의심해왔는데요.
2년 전 중국에서 붙잡힌 피싱 조직원들로부터 북한산 앱을 쓴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브로커 등을 추적해 올해 2월 시연 영상을 입수하고 판매책의 신원까지 밝혀냈다고 합니다.
북한 개입 의혹이 처음 사실로 확인된 겁니다.
[앵커]
북한 로케트공업부가 동원됐다면 보이스피싱에 북한 당국이 직접 개입했다는 건가요?
[기자]
로케트공업부 상위 기관인 군수공업부는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에 속합니다.
철저히 당의 결정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또, 악성 앱 판매자는 단순히 앱만 판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는데요.
북한 당국의 개입 없이는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판매 뿐만 아니라 관리까지 한다, 상당히 체계적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이게 북한 조직원 송림으로부터 입수한 악성 앱 매뉴얼입니다.
앞서 전해드린 조작 기능들 외에도 휴대전화 사용자가 지정한 수신차단을 회피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눈여겨 볼 것은 악성 앱을 사면 이 앱이 깔린 휴대전화, 즉 말단 장비 관리 사이트에 접속하는 권한을 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권한은 피싱 조직 내 서열에 따라 차등화돼 있고, 악성 앱 판매자가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이 이 같은 범죄를 대놓고 할 거 같진 않은데요?
[기자]
네, 송림의 SNS 프로필을 보면, 중국인으로 위장해 가명을 쓰면서 자신을 컴퓨터 디자이너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양지에선 일반적인 IT 일감을 수주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선 악성 앱 판매자로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겁니다.
송영석 기자 (sy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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