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동료들 자랑스러워” 황희찬 “가나전 뒤 눈물 펑펑” 벤투 “내 인생엔 항상 한국이 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사령탑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도 2022 카타르 월드컵 최고의 순간은 포르투갈과 맞선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이었다. 포르투갈전은 선수단과 코치진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를 새겼고, 한발 더 나아가는 동력이 됐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여정을 16강에서 마무리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입국 후 기자회견에서 주장 손흥민은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끝난 후,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는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벅찼던 순간을 회상했다.
당시 한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마자 ‘예비 선수’로 카타르에 동행한 막내 오현규가 그라운드로 달려와 손흥민에게 우루과이-가나전 중계 화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현규가 ‘아직 안 끝났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가장 어려운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강팀을 상대로 결과까지 얻어냈다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했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16강전을 1-4로 진 뒤 그라운드에서 손흥민은 토트넘 동료인 히샤를리송과 이야기를 나눴다. 손흥민은 “경기 90분이 끝나면 적에서 다시 친구로 돌아온다. 내 동료들이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우승은 꼭 토트넘 선수가 있는 팀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치지 말고 마무리를 잘하라고, 친구로서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부상으로 인해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결장했다가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 교체 투입돼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은 “가나와의 경기가 끝나고 온종일 울었다. 도움이 못 돼서 심적으로 힘들었고, 포르투갈전엔 몸이 어떻게 되더라도 나가고 싶었다”면서 “회복이 빨리 돼서 경기에 나가고, 골을 넣어 16강에 진출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한국과의 4년4개월 동행을 마무리하는 벤투 감독에게도 포르투갈전은 각별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출전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에 0-1로 지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것이 벤투 감독의 국가대표 마지막 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2002년과 2022년은 내 축구 인생에서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선수로 참여했던 2002년에는 포르투갈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못 냈다. 하지만 올해 월드컵은 긴 과정으로 준비했고, 포르투갈이라는 강한 팀을 상대로 우리 스타일을 잘 보여줬다. 내 커리어에도, 인생에도 항상 한국이 있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인천공항 |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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