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먹통사태’ 카카오, 재발방지책 철저히 이행해야

기자 2022. 12. 7.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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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카카오가 7일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이프 카카오 데브 2022)를 열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서비스를 안정화하기 위해 투자를 3배 늘리고 전담조직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시스템 전체를 이중화하고, 재난 복구 시스템을 3중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난 등으로 데이터센터 한 곳이 무력화되더라도 이중화가 담보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핵심서비스인 카카오톡 메시지의 전송기능을 담당하는 원격지 재난복구(DR)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표이사 직할의 IT엔지니어링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한편 대규모 장애에 대비한 재해복구위원회도 신설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은 한국인 절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메신저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막대한 데이터 자산을 축적, 거대기업이 됐지만 안전 시스템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아둔’ 채 방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사고조사 결과를 보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상전원을 공급하는 ‘무정전 전원장치’가 한 공간에 설치됐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방화 설비도 부족했다. 카카오톡 같은 핵심 기능 서버들이 판교 데이터센터 한 곳에 집중됐고, 비상용 서버조차 같은 건물에 뒀다. ‘국민 메신저’를 책임진 기업의 안전관리 수준에 한숨이 나온다.

이날 콘퍼런스는 카카오의 기술과 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하는 연례행사지만, 서비스 장애사태를 반성하고 IT업계가 반면교사로 삼자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한다. 카카오 사태는 초연결 사회에서 온라인망이나 플랫폼의 안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일깨웠다.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남궁훈 전 대표는 콘퍼런스에서 카카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최우선 과제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비싼 대가를 치른 만큼 한순간에 사회 전체를 기능 마비에 빠뜨리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카카오 사태는 한국의 안전의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압축성장을 거듭하면서 경제 규모는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안전투자’를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하는 기업 행태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카카오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끝나선 안 된다. 10만5000건에 달하는 소비자 피해 보상도 이른 시일 내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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