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엄마'와 35년 연기 장인, 연극으로 위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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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중견 여배우 김화영(70), 장연익(56)이 연말을 맞아 위로를 담은 연극으로 관객과 만난다.
열렬한 연극 관객이기도 한 김화영이 평소 장연익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보다 이번 작품으로 첫 작업을 제안했다.
대중에겐 '배두나 엄마'로 여러 차례 소개됐지만, 70년대부터 연극 배우로 무대에 오른 '대선배'다.
배두나가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연극 연습실을 쫓아다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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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대표 중견 여배우, 2인극으로 첫 만남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삶에 대한 위로 담아
"눈물과 웃음 담은 작품, 많은 관객과 만나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촌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연말에 실컷 울면서 한 해 힘들었던 것을 훌훌 털어내자는 위로를 담은 연극이에요. 저도 딸과 함께 스트레스가 심할 때면 실컷 울 때가 있거든요. 하지만 절대 우울한 작품은 아니에요.”(배우 김화영)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땐 여자들의 이야기라 생각했는데, 다시 읽고 나니 남녀를 떠나 방향을 잃은 인생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였어요. 보면 볼수록 재미있을 겁니다.”(배우 장연익)
‘스카프와 나이프’는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두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2인극이다. 극작가 김수미의 신작으로 30대 여성 연출가 주애리가 연출을 맡고 연극평론가 배선애가 드라마투르그(연출과 함께 작품의 해석 및 각색 작업을 하며 문학적인 조언과 레퍼토리 선택 등에 관여하는 사람)로 참여했다. 제목은 극 중 두 주인공의 배역 이름이다. ‘스카프를 두른 여자’와 ‘나이프를 품은 여자’라는 뜻이다.
김화영이 ‘스카프’ 역을, 장연익이 ‘나이프’ 역을 맡았다. 열렬한 연극 관객이기도 한 김화영이 평소 장연익의 연기를 유심히 지켜보다 이번 작품으로 첫 작업을 제안했다. 장연익은 “김화영 선생은 평소에도 잘 알고 지냈지만 같은 작품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주변에서도 ‘김화영 선생과 어떻게 같이 작품을 하게 됐느냐’고 놀라워해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작품은 상실의 연속과 같은 인생 속에서도 위로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김화영은 “엄마가 인생에서 사라지면 그리워지는 게 많다. 엄마가 남겨둔 김치를 냉동실에 넣고 내 편이 필요할 때 조금씩 꺼내 먹는다”라는 대사를 작품의 대표 대사로 꼽았다. 두 배우는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평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라며 “위로와 함께 피식 웃게 만드는 유머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배두나가 어린 시절 엄마를 따라 연극 연습실을 쫓아다녔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김화영은 이번 작품 준비 과정에서 딸을 특히 더 많이 떠올렸다. 극중 맡은 역할이 엄마이기 때문이다. 김화영은 “지금도 배우와 엄마 중 무엇이 먼저냐고 묻는다면 엄마일 것”이라며 “특히 이번 작품은 딸 두나 또래의 여성들, 그 중에서도 젊은 엄마들이 많이 보고 위로를 얻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장연익은 1987년부터 35년간 단 한 차례도 연극 무대를 떠난 적 없는 배우다. 최근까지도 평단의 호평을 받았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옥상 밭 고추는 왜’ ‘함익’ 등에 출연했다. 장연익은 “극장은 관객이 연극과 하나가 돼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이번 연극은 특히 평소 연극을 보지 않는 관객들과도 많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스카프와 나이프’는 오는 21일까지 공연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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