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에 단 두 나라...아시아 국가들은 왜 발 쓰는 운동에 약할까

나흥식 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2022. 12. 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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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학 박사 나흥식의 몸 이야기]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과 브라질의 경기. 브라질 히샤를리송이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나라 중 아시아 국가(호주 제외)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뿐입니다. 8강 진출에는 두 나라 모두 실패했습니다. 세계 인구 60% 이상이 사는 아시아는 월드컵 축구 성적이 그다지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지역 특성과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는 1만년 전부터 수작업이 많은 쌀농사를 지어왔습니다. 쭈그리고 앉아 부단히 손을 놀려 쌀농사를 지어온 동양인은 손재주가 좋아서 탁구나 배드민턴, 양궁 등을 잘합니다. 반면 역사적으로 목축과 수렵을 주로 한 서양인은 축구, 럭비 등 다리로 하는 운동에 강점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축구 강국은 세네갈, 나이지리아, 카메룬, 가나 등인데, 이 나라들은 밀림 지대인 중서부에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순발력이 뛰어나야 사냥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 축구는 선수들이 경기당 10km 이상 달리지만, 본질은 폭발적 달리기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아프리카 축구 강호가 밀림 지대에 몰려 있는 이유지요.

반면 마라톤 등 장거리 육상을 지배하는 선수 대부분은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등 동북부 아프리카 출신입니다. 이곳은 초원 지대로 오래전부터 원주민들이 사냥감을 수킬로미터 추격하여 잡곤 했습니다. 털이 있는 짐승은 땀샘이 적어서 장거리를 달리는 데 불리합니다. 땀샘이 잘 발달한 인간은 짐승을 멀리 추격하여 잡을 수 있습니다. 장거리 달리기가 일상이던 동북부 아프리카 사람 후예가 마라톤 강자가 된 이유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에도 한국 선수들이 16강에 들어간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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