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우루과이-가나 결과 기다릴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

김은지 2022. 12. 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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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우루과이-가나전 결과 나왔을 때 가장 기뻤다"
"축구도 인생도 믿음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
"축구협회, 한국 대표팀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한국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인터뷰 도중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3차전을 마친 뒤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기다리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20년 만이자 사상 2번째 원정 16강의 목표를 달성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7일 오후 귀국했다. 약 1000명에 달하는 환영 인파가 공항에 결집해 태극전사들과 벤투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벤투호의 금의환향을 맞이했다.

귀국 행사 뒤 취재진 앞에 선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과 경기 뒤 우루과이와 가나전의 결과를 기다릴 때, 그리고 그 결과가 나왔을 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면서 "우리의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포르투갈에 2-1 역전승을 거뒀으나 우루과이-가나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이 무산될 수 있었다. 다행히 가나에 2-0으로 앞서던 우루과이가 추가 득점하지 못하면서 한국은 다득점으로 우루과이에 앞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 포르투갈전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도 우루과이-가나 경기는 여전히 긴 추가시간을 소화 중이었다. 한국 선수들과 코치진은 경기장 센터서클 부근에 둥글게 모여 우루과이-가나 경기를 지켜봤다.

벤투 감독은 '비판 속에서도 목표를 이루고 돌아와 환대받는 느낌이 어떤지'를 묻는 질문에 "인생뿐 아니라 축구에서도 우리가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원칙을 정해서 실천해 나갈지 등을 고민하는 것은 축구뿐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라면서 "난 우리가 하는 것, 우리의 준비, 그리고 우리의 선수들을 믿으면서 나아갔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선수들에게 '이게 최고의 축구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나의 축구에 믿음을 가지고 따라왔다는 것"이라면서 "결국 믿음이 있었기에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을 달성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와 코치진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지난 9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벤투 감독은 "사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상당히 있고, 선수들도 항상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면서 "하지만 결정은 하고자 하는 의지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여러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 한국 대표팀의 미래에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벤투 감독은 차기 감독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을 묻는 말에는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선수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6강전 뒤 손흥민(토트넘)의 개인 트레이너인 안덕수 씨가 인스타그램에 대표팀 트레이너들을 비판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씨는 선수들과 함께 자신의 숙소에서 찍은 단체 사진, '니들이 할 일을 대신 해주는데 뭐? 외부치료?'라는 문구 등을 올렸다. 손흥민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컨디션까지 자신이 관리했는데, 대표팀 트레이너들로부터 무시를 당했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벤투 감독은 "모든 것들을 축구협회가 분석해서 잘된 부분은 계속 이어나가고, 잘 안 된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면서 "그라운드 안에서 일어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의 준비나 지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로 출전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20년 뒤 지도자로 한국을 이끌고 16강 진출의 대업을 이뤄냈다.

벤투 감독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내 경력에 늘 연관이 돼 있었다. 이제 나의 사적인 인생, 기억에서도 한국은 항상 남아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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