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텍, 핵심부품도 AI고도화… 日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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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파스텍의 정밀모터는 반도체, LCD, 스마트폰, 배터리 등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송진일 파스텍 대표는 "체감상 국내 제조장비업체 열에 아홉이 외산, 주로 일본 제품을 사용한다"며 "일본산 부품 수급에 따라 국산 제조장비 경쟁력이 적잖은 영향을 받는 것을 보고 창업해 성과도 거뒀지만 시장 환경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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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2019년 일본 정부의 불화수소 등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겪은 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비롯한 국내 산업계엔 국산화가 선결과제로 주어진 바 있다. 전 산업분야에 DX(디지털 전환)가 이뤄지는 지금도 기술 자립은 중요한 화두다.
파스텍은 2001년 창업 후 정밀 모터 드라이브와 모션 제어기 분야에 집중해온 회사다. 특히 정밀 모터 제어 시스템(Closed Loop Stepping System) 분야에서 자체 기술을 확보·상품화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점유하던 외산 제품을 대체하고 글로벌 수출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주최,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지난 5일 개최된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300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파스텍의 정밀모터는 반도체, LCD, 스마트폰, 배터리 등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첨단 산업 제조현장의 산업용 로봇 등에 부품으로 들어갈 뿐 아니라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서 렌즈부와 이미지센서 간 초점 정렬에 쓰이기도 하는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정밀모터에 가장 요구되는 것은 말 그대로 정밀함이다. 20여 년의 업력을 지닌 파스텍의 고민도 정밀도였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며 이 시장을 선도하는 일본업체들의 노하우, 특히 모터를 자동으로 정밀 조정하는 '오토튜닝' 기능 수준을 따라잡긴 쉽지 않았다. 송진일 파스텍 대표는 "체감상 국내 제조장비업체 열에 아홉이 외산, 주로 일본 제품을 사용한다"며 "일본산 부품 수급에 따라 국산 제조장비 경쟁력이 적잖은 영향을 받는 것을 보고 창업해 성과도 거뒀지만 시장 환경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짚었다.
돌파구가 마련된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ICT R&D 혁신바우처'(이하 ICT바우처) 사업을 통해서다. 이 사업으로 성균관대학교와 한 팀이 된 파스텍은 전재욱 교수팀의 제안을 받아 AI를 정밀모터에 접목하는 시도에 나섰다. 성균관대는 AI 오토튜닝 알고리즘을 개발, 파스텍은 이를 바탕으로 모터 드라이버 국산화에 나섰다. 그 결과 유수의 일본 제품에도 앞서는 수준의 목표위치 오차, 속도응답 지연시간, 위치 안정화 시간 등을 구현했다.
파스텍에 따르면 현재 정밀모터 시장에서 오토튜닝 기능은 제품 경쟁력과 직결될 정도로 큰 연관성을 지닌다. 회사는 기존에 국내 업계가 갖추지 못했던 오토튜닝 기술을 AI를 통해 확보함으로써 제조장비·로봇의 핵심부품 국산화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층 강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파스텍에 남은 과제는 홍보와 인내다. 정밀한 작업에 요구되는 부품인 만큼 고객들의 요구수준도 높고 이전에 사용하던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보수적인 고객들에게 AI로 새로워진 제품을 충분히 알리면서 점진적으로 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송 대표는 "ICT바우처 사업 수행을 통해 시장 내 위치와 제품·브랜드 가치를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면서 "부품산업 특성상 한번 고객이 되면 지속적으로 사용한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300만불 수출탑을 달성한 것처럼, 5년 뒤 500만불 달성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팽동현기자 d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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