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R의 공포`… 월가 "인플레가 美경제 탈선 시킬 것"

이윤희 2022. 12. 7. 18: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JP모건 CEO "인플레 억제 부족"
솔로몬·모이니핸 "내년도 침체"
블룸버그 "2023년, 30년래 최악"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0년래 가장 낮은 2.4%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다시 경기침체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 우려로 뉴욕증시가 급락한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세계 경제에 다시 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IB)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잠식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탈선시켜 가벼운 또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인 2.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30년만의 최악의 해 될 것"=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산하 경제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분석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로 내년 세계경제가 30년 만에 최악의 해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스콧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2.2%)보다는 높고, 국제통화기금(IMF·2.7%)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성장률 2.4%는 지난 1993년 이후 2009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을 제외하면 30년새 가장 낮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과 미국의 경기가 내년 초 침체기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와 부동산 시장 지원책 등이 작용해 내년 5% 성장을 예상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한지 1년이 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기준금리 정책에 있어서도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존슨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2%) 이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5%까지 인상한 뒤 2024년 1분기까지는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럽은 물가가 빠르게 하락할 경우 2023년말부터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의 역습 시작=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공격적인 통화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각국의 기준금리도 치솟았다. 연준은 이례적인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끌어올렸다. 월 스트리트저널(WSJ)은 13~14일 올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0.5%포인트 올리는 것으로 올해 금리 인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연 4.25~4.5%가 된다. 2007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주 후반 나온 11월 고용 보고서 이후 미국의 경제 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임금 상승세, 노동집약적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내년에도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WSJ의 결론이다. WSJ는 기준금리가 연 5.25~5.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2024년으로 예상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도 연준이 내년 5월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침체 불가피"= 이같은 금리 인상 지속은 경기침체의 우려를 강하게 낳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6일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면서 기준금리가 내년 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수준으로도 인플레이션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중반이면 소비자들의 계좌에 있는 1조5000억달러도 바닥날 것"이라고도 했다.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여력도 사라질 것이란 뜻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도 내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이 미국 경기를 침체에 밀어 넣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가능성은 35%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솔로몬 CEO는 1년 뒤 주식과 거주용 부동산 시장이 지금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CEO 또한 내년 3개 분기 동안의 완만한 역성장을 전망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내년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라면서 "최근 지출이 둔화하면서 소비 약세의 징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