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시중금리 `멈칫`… 주담대 7%대

문혜현 2022. 12. 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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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지표 금융채 금리 하락
당국 대출금리 인하압박 등 영향
이복현 원장 "금리제한 관치아냐"
기준금리 속도조절론과 금융당국 당부 영향으로 주담대 금리가 7%대로 내려왔다. 연합뉴스

치솟기만 하던 시중 금리가 주춤거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연 8%대를 돌파했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다시 7%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을 꺼내들면서 주담대 지표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내려간 영향이다. 금융당국도 이번주부터 대출 금리를 주별로 모니터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한풀 꺽이는 모양새다.

◇금리 상승 기조 꺾이나= 7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금리는 혼합(고정)금리 연 4.85~6.25%로 10월 12일 4.89~7.17%보다 상단과 하단이 각각 0.92%포인트, 0.04%포인트 하락했다. 변동금리도 이날 현재 5.25~7.36% 수준으로 지난달 말(11월 25일) 5.31~7.8%를 밑돌았다.

한때 8%를 돌파했던 하나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1년물 기준 6.497~7.797%로 최고금리가 7%대로 하락했다. 하나 아파트론, 하나 변동금리 모기지론, 가가호호담보대출, 원클릭 모기지론 등의 상품이다. 이들 대출상품 금리는 지난달 15일 6.764~8.064%였다.

주요국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완화하고 한은도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주담대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1월 25일 연 4.777%에서 이달 5일 연 4.703%로 내렸다. 신용대출과 일부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고정금리로 사용되는 금융채 6개월물도 같은 기간 연 4.640%에서 5일 4.502%로 하락했다.

이날 기준 시중은행의 금융채 6개월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6.063~6.663%로 상단이 7%를 밑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추이를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대출 금리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은 앞서 금융당국이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자 지난달 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후에도 예·적금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발표될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상승폭이 줄어들지 주목된다.

변동금리 상품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또 20일 올해 다섯 번째 예대금리차 공시도 예정돼 있어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를 조정하거나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등 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예·적금 금리는 보합 내지 상승 여지가 있다. 예·적금 가입은 계속 늘고 있어서 코픽스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치 아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당국이 은행권 등의 대출금리 점검에 나선 것과 관련해 "반시장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연구기관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경제학에서 말하는 '외부효과'가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외부효과는 개별 경제주체의 행동이 제3자에게 편익이나 비용을 발생시키면서도 그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뜻한다.

이 원장은 "시장의 효율적인 작동을 통한 가격 결정 기능에는 개입을 안 하는 게 원칙적으로 맞지만, 흥국생명 사태처럼 개별 경제 주체의 합리적인 결정이 시장에 거꾸로 외부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기 금융시장 상황이 조변석개할 정도로 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그에 맞는 단기적, 제한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며 "연말 연초 관리 상황을 보며 또 다른 입장을 밝힐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NH농협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과 관련해 관치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개입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차기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을 두고 '관치 금융'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복현 원장은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중앙회가 의사결정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안다"며 "당국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 어떤 의견을 드리거나 반시장적인 관여를 하는 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그는 다만 "CEO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것은 저희(금융당국)의 책무이지 재량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믹스 상장폐지와 관련해 금감원이 모니터링에 나선 것에 대해선 "가상화폐로 인한 혼란이 결국 금융시장과 관련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서 챙겨서 관리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믹스라는 개별 종목의 상장폐지가 적정하냐 여부에 대해 금감원이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닥사(DAXA·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가 내·외부의 공평한 기준에 맞춰서 조치한 거라면 그 기준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한번 봐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길홍·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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