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혹독한 겨울 …"7만닉스도 바닥 아니다"
영업손실 최대 1.4조 전망도
"재고 쌓여 추가하락 가능성"
D램 가격 25%이상 하락 전망
삼성전자·마이크론 주가 급락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주 주가가 7일 하락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59% 하락한 7만8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종가 기준 8만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2020년 11월 2일 이후 2년여 만이다. 4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영업적자폭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경고했다. 올 초 12만원대에 거래를 시작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까지 38.6%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51% 하락한 5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D램 반도체 시장 상황이 4분기에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서버용 D램 가격이 4분기 25.3%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물론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세계 주요 D램 생산업체들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서버용 D램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SK하이닉스는 D램이 유일한 수익 창출원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D램 외에 낸드플래시, SSD는 물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떠안은 누적 손실이 9000억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재고가 업계 최고 수준인 것도 문제다. 4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재고일수는 39.5주가 될 것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망했다.
실제 반도체 수출도 급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8월(-7.8%)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9월(-5.7%), 10월(-17.4%), 11월(-29.8%) 등 4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세계 D램 수요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도 예상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진 생산업체 재고 증가가 예상된다"며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출하량보다 여전히 많아 내년 2분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적자가 당초 1조2000억원(컨센서스 기준) 수준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D램 가격 급락에 따라 적자가 1조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금융투자업계는 전망했다. 4분기 D램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치보다 100% 하락한 78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낸드플래시 손실도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늘어난 재고가 아직 주가에 반영되지 않아 추가 하락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생산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아 재고 피크아웃(정점 통과)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낮은 점을 감안하면 주가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작다"고 지적했다. 이미 주가에 산업 상황 등이 반영된 데다 각 기업이 적극적으로 공급 조절에 나서고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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