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완성은 종이"…특수지 신화 삼화제지

안대규 2022. 12.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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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제지는 특수지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지업체다.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업체의 쇼핑백과 글로벌 럭셔리 패션브랜드의 패키지 박스 제조를 전담하다시피 한다.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는 "삼화제지는 마이크로미터(십만분의 1㎝) 단위의 작은 흠도 허용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품질 요건을 충족하는 아시아 대표 특수지업체"라며 "유럽에서 200~300년 역사를 지닌 고급 특수지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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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수기업을 가다
(5)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
럭셔리 업체 애용 '레자크지' 생산
화장품·패션·화보집에 활용
60년간 '특수지' 한우물
100년 역사 유럽 업체와 나란히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가 7일 서울 을지로 트윈타워 본사에서 ‘레자크지’를 비롯한 고급 특수지 샘플을 소개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삼화제지는 특수지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제지업체다. 백화점에 입점한 명품 업체의 쇼핑백과 글로벌 럭셔리 패션브랜드의 패키지 박스 제조를 전담하다시피 한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의 유명 럭셔리 브랜드 상당수가 이 회사가 생산하는 특수지로 제품을 담고 포장한다.

김태호 삼화제지 대표는 “삼화제지는 마이크로미터(십만분의 1㎝) 단위의 작은 흠도 허용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품질 요건을 충족하는 아시아 대표 특수지업체”라며 “유럽에서 200~300년 역사를 지닌 고급 특수지 업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7일 밝혔다.

삼화제지는 김 대표의 부친인 고(故) 김기탁 명예회장이 1962년 서울 창동의 조그마한 제지공장을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김 명예회장은 삼성·LG그룹 창업주와 함께 국내 최초로 해외 출장용 여권을 발급받아 세계를 누빈 ‘무역 1세대’로 통한다.

초기 실적은 대형 제지업계와의 출혈 경쟁 탓에 변변치 못했다. 김 명예회장은 아무나 만들지 못하는 고급 특수지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삼화제지는 1964년 종이 표면에 무늬를 입체적으로 새겨넣은 ‘레자크지’를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종이 표면이 평평하지 않고 입체감 있게 무늬가 새겨지자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레자크지는 백화점 명품 쇼핑백과 럭셔리 브랜드의 패키지 박스를 비롯해 선물용 건강기능식품 패키지, 화장품 패키지 등에 쓰인다.

2005년 고급스런 질감의 특수 코팅 인쇄용지인 ‘러프그로스지’를 출시하며 특수지 시장을 선도해 나갔다. 국내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러프그로스지는 유명 한류 스타의 화보집이나 자동차, 가전제품용 고급 카탈로그를 제작하는 데 활용된다.

내수 시장에 주력하던 이 회사가 세계적인 회사로 거듭나게 된 것은 2016년 김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다. 김 대표는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며 유럽 최고급 특수지만 뚫을 수 있는 명품브랜드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초기 2년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임직원들이 외국 본사까지 찾아가 문 앞에서 기다려도 만나주지 않고 샘플을 보내면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자 2년 만에 한 글로벌 명품 업체가 공급망 다변화 차원에서 삼화제지에 협조를 구했다. 이후 물꼬가 트이면서 다른 럭셔리 업체도 잇달아 연결됐다. 김 대표는 “품질테스트뿐만 아니라 제조 시설, 환경 영향, 인권 경영 등에 대해 1년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겨우 첫 거래가 성사됐다”며 “고객 맞춤형 제조와 빠른 납기, 서비스 대응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매출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튼튼한 글로벌 고객군을 확보한 덕이다. 김 대표는 “현재 20%인 수출 비중을 장기적으로 8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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