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190㎝ 남자배우 연이어 등장, 新 ‘장신시대’[스경연예연구소]

하경헌 기자 2022. 12. 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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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슈룹’ 출연 배우 문상민.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연예계는 지금 장신 전성시대다.

배우 이광수의 프로필상 키는 190㎝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2㎝ 더 크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원’ 제작발표회에서 이광수의 키가 함께 나온 김연경과 같다는 것이 알려졌다. 김연경의 프로필 신장은 192㎝다.

이광수가 데뷔할 당시인 2000년대 후반에만 해도 키가 큰 배우들은 프로필에 2㎝씩 자신의 키를 줄였다. 너무 키가 크면 상대 여배우와의 ‘투샷’ 그림도 좋지 않을 뿐더러, 장신에 따른 이미지의 고착화로 여러 배역이 오지 않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기존 ‘장신 배우’의 통념을 깬 새 얼굴들이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슈룹’으로 스타덤에 오르고 있는 성남대군 역 배우 문상민의 신장은 190㎝다. 한눈에 봐도 훤칠한 신장에 작은 얼굴로 ‘압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190㎝는 과거 남자배우들에게는 금기어와 같은 단어였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키를 이야기한다.

SBS 드라마 ‘치얼업’에서 진선호 역을 연기한 배우 김현진. 사진 SBS



SBS 월화극 ‘치얼업’에 출연 중인 진선호 역 김현진의 프로필도 189㎝다. 실제로는 190㎝에 육박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 역시 과거 남자배우들의 훤칠한 키 기준이었던 185㎝를 넘어선다. 그리고 이를 밝히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2000년대부터 활동했던 배우들, 예를 들어 박서준, 주원, 이상윤, 고경표, 송일국, 연우진, 이동건 등의 프로필 신장은 약속이나 한 듯 185㎝였다. 이들은 배우계 ‘장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문상민, 김현진의 사례처럼 최근에는 그 기준이 190㎝대로 올라갔다.

올해 ‘홍천기’와 ‘사내맞선’으로 큰 사랑을 받은 안효섭의 신장도 188㎝로 190㎝에 육박한다. ‘로코 대명사’에서 올해 ‘썸바디’를 통해 살인마로 변신, 연기력을 인정받은 김영광의 키는 189cm다. ‘철인왕후’ ‘달이 뜨는 강’ 이후 올해 ‘클리닝 업’ ‘징크스의 연인’ 등으로 청춘스타로 떠오른 나인우의 키도 189㎝다. 그룹 SF9의 멤버로 연기를 겸업하면서 ‘연모’ ‘내일’에 거푸 출연한 로운의 키도 190㎝다.

배우 안효섭. 사진 스포츠경향DB



원조 ‘190 클럽’의 멤버인 이광수는 올해 tvN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비롯해 디즈니플러스의 ‘더 존:버텨야 산다’, 넷플릭스 ‘코리아 넘버원’을 통해 연기와 예능 두 마리 토끼를 다잡고 있다. 더이상 ‘190㎝’ 장신 배우들의 무대는 좁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 180대 중반을 인기신장으로 봤던 분위기는 왜 바뀌었을까. 전반적인 신장의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 산업통산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에서 한국 남성이 평균 키는 172.5㎝로 조사됐다. 바로 직전 조사인 2015년 발표 수치보다 0.5㎝ 늘어났다. 20대 평균키 역시 174.4㎝로 6년 전 조사수치 173.9㎝보다 0.5㎝가 늘어났다. 10년 전에 비하면 1㎝ 가량 증가했다.

배우 나인우 화보 이미지. 사진 앳스타일



배우업계의 입장에서 보면 여배우들의 신장이 커진 것도 영향이 크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한지현, 신혜선, 이성경, 이주명, 전소민, 김다미, 진기주, 권나라, 나나 등의 배우들은 170㎝가 넘는다. 굳이 남자배우들의 어울림을 위해 키를 내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감독들은 190cm에 육박한 남자 배우들 곁에 선 여배우들이 상대적으로 외소하고 귀여워 보인다는 이미지를 이용하기도 한다. 2018년 영화 ‘너의 결혼식’이 성공사례다. 주연 김영광과 박보영의 키 차이는 30cm 이상으로 어마어마 했지만, 대중들은 두 사람의 투샷에 “아무것도 안해도 설렌다”는 반응을 보였고 지금까지도 ‘남녀 키차이’를 설명할 때 화자되고 있다. 큰 키의 남성과 사랑하고 싶다는 여성들의 로망을 제대로 자극한 것이다.

영화 ‘너의 결혼식’



영화 ‘너의 결혼식’



또한 모델출신으로 배우를 시작하는 신예들이 늘어난 것도 커다란 이유다. 문상민과 김현진은 모두 모델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후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배우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들은 타고난 키와 외모, 패션계에서 일한 탓에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스타일리시한 패션 감각을 무기로 소지섭, 조인성, 김우빈, 이종석 등 앞서 명성을 얻은 모델출신 연기자 선배들의 뒤를 잇는 중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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