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혈세 투입에 3년 넘게 방치 ‘경북 신도시홍보관’…결국 예술센터로 용도 변경
경북도가 도청 신도시를 알리기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지은 홍보관 건물을 당초 목적과 다르게 활용하기로 했다. 신도시홍보관은 수년간 방문객의 외면을 받는 등 사실상 방치돼 비판이 제기된 곳이다.
경북도는 안동시 풍천면 도청사 인근 신도시홍보관의 명칭을 내년부터 ‘경북예술센터’로 바꾼다고 7일 밝혔다.
도는 오는 12일까지 홍보관에서 ‘행복나눔! 경북예술장터’ 행사를 연다. 건물 용도변경을 결정한 뒤 처음으로 열리는 이벤트다.
행사를 통해 그림을 비롯한 사진·도예·공예 등 지역출신 작가의 작품 100여점이 전시 및 판매된다. 방문객들은 감정평가액보다 약 70% 정도 싼 가격에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수익금 일부는 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인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예술가들의 판로개척을 돕고 주민들에게 예술작품 소장의 기회를 주기 위해 기획한 행사”라면서 “행사기간 동안 도자기 만들기나 페이스페인팅, 가훈쓰기 등 다양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번 예술장터 행사를 계기로 내년부터 경북예술센터를 상시 개관할 예정이다. 센터에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북지회 등과 협의해 우수한 작품을 상시 전시·판매한다. 미술체험과 창작 글쓰기 프로그램, 주말 상설공연 등도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는 예산 40억원을 들여 2016년 도청사 인근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신도시홍보관을 지었다.
이 건물에는 경북 역사 전시실과 23개 시·군 홍보실, 신도시 개발계획 자료 전시실 등이 갖춰졌다. 하지만 하루 방문객이 수십명 수준에 머무는 등 외면을 받다가 준공 3년 만인 2019년 문을 닫은 채 방치됐다. 문을 닫기 전까지 매년 1억7000만원의 운영비도 들었다.
대규모 혈세가 투입된 건물이 방치되며 논란이 일자, 경북도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신도시홍보관 활용에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등의 이유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경북문화재단과 같은 경북도 산하단체를 입주시키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공간이 좁다는 점 등이 걸림돌이 됐다.
이에 경북도는 홍보관을 지역 예술인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지역민들이 문화예술 작품을 접하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경북도는 판단했다. 지난 8월부터는 15억원을 들여 건물 내부 개·보수 공사를 진행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청신도시 2단계 사업도 추진되는 등 신도시 인구 유입은 지속할 것”이라며 “방치된 홍보관이 복합문화시설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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