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도 수익 낸 헤지펀드 ETF…"증시 변동성에 대비"

김사무엘 기자 2022. 12. 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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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언제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올해 같은 본격적인 하락장에서도 헤지펀드 대부분은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개미(개인 투자자)가 헤지펀드처럼 파생상품과 고난도 금융공학을 활용해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개인도 손쉽게 헤지펀드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한 상품이 헤지펀드 ETF(상장지수펀드)다.

7일 미국 금융정보 사이트 이티에프닷컴에 따르면 대체투자(Alternatives)로 분류된 헤지펀드 ETF 42종의 올해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1.62%를 기록했다. 올해 S&P500과 나스닥 지수가 각각 17.3%, 29.6% 하락한 걸 감안하면 상당히 견조한 수익률이다.

헤지펀드란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 달성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주식 외에 파생상품을 활용하거나 공매도, 레버리지 등 보다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이용한다.

헤지펀드가 이용하는 전략은 대표적으로 △롱숏 △차익거래(arbitrage)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이슈 매매) 등이 있다.

롱숏은 헤지펀드가 흔하게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다.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롱)하고 고평가된 자산을 매도(숏)해 수익을 낸다. 고평가 자산을 숏하는 방법으로 통상 공매도를 이용한다. 주식, 채권, 원자재, 파생상품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룡숏을 활용할 수 있다.

차익거래는 롱숏 전략 중 하나로 같은 상품에서 발생하는 가격 괴리를 이용해 수익을 낸다. 예를 들어 CB(전환사채)의 주식 전환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낮을 경우 CB를 매수하고 현물 주식을 매도(공매도)한다.

개별 증권이 아닌 자본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매크로 전략도 있다. 통화, 금리, 주식, 채권 등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M&A(기업 인수·합병), 지수 편·출입 등 특정 이벤트가 발생할 때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이벤트 드리븐 전략도 있다.

헤지펀드는 고위험 자산군에 투자하기 때문에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 미국의 경우 연 소득이 20만달러(2억6000만원)를 넘거나 순자산 100만달러(13억원)를 초과하는 적격 투자자(Accredited Investor)만이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하지만 조건을 갖추지 않은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도 헤지펀드 전략을 활용한 ETF에 투자하면 헤드펀드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한 헤지펀드 ETF 중에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상품은 '심플리파이 인터레스트 레이트 헤지'(Simplify Interest Rate Hedge, 티커 PFIX)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수익률은 80.5%로 시장 수익률을 압도한다.

PFIX는 장외시장 이자율 옵션 등에 투자해 금리가 오르고 채권 변동성이 커질 수록 수익이 나도록 설계됐다. 채권 풋옵션을 매수(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변동성이 클수록 이익)하는 것과 수익률이 유사하다는 특징이 있다. 올해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장기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PFIX도 상당한 수익을 냈다.

헤지펀드 ETF 중 자산규모가 10억달러로 가장 큰 'iMGP DBi 매니지드 퓨쳐스 스트레티지(iMGP DBi Managed Futures Strategy, 티커 DBMF)도 올해 23% 수익률을 기록했다.

DBMF는 헤지펀드 전략 중 하나인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방식을 모방한다. 주식, 채권, 통화 등 다양한 자산의 추세에 따라 펀드 내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미국채 매도와 유로화·엔화 매도, 신흥국 주식 매도 전략이 유효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KFA 마운트 루카스 매니지드 퓨쳐스 인덱스 스트레티지'(KMLM) 역시 원자재, 채권, 통화 등에 대한 선물 매매 전략으로 올해 30% 수익을 올렸다.

인플레이션 헤지를 목적으로 한 ETF도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SPDR SSGA 멀티 에셋 리얼 리턴'(RLY), '프로셰어즈 인플레이션 익스펙테이션'(RINF), 'AXS 아스토리아 인플레이션 센서티브'(PPI) 등은 올해 7~8%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가연동채(TIPS)와 원자재 등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이 오르는 자산에 투자해 성과를 냈다.

주주환원이 양호한 주식을 매수, 주주환원이 약한 주식을 매도하는 롱숏 전략(LBAY)이나 변동성이 낮은 주식을 매수하고 높은 주식을 매도하는 롱숏 전략(BTAL)도 올해 두 자릿수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다양한 전략이 활용 가능한 만큼 헤지펀드 ETF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내년 증시는 경기침체와 실적 감익 우려로 약세가 예상됨에 따라 포트폴리오 내에서 헤지펀드 ETF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이춘광 레그넘투자자문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 증시는 연준 피벗(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혼재되면서 출렁이는 장세가 될 것"이라며 "금리 상승을 헤지할 수 있는 ETF나 CTA 전략을 이용한 ETF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헤지펀드는 변동성 장세에선 유리하지만 장기간 투자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파생상품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만큼 수수료가 상당하다. 일반적인 패시브 ETF의 총보수는 연 0.1% 정도지만 헤지펀드 ETF의 총보수는 1~2%에 달한다.

장기성과에서도 불리하다. 헤지펀드 ETF의 최근 10년간 수익률은 평균 마이너스 8.21%다. 이 기간 S&P500은 178%, 나스닥은 270% 상승했다. 인덱스 펀드에만 투자했던 워런 버핏이 헤지펀드와의 수익률 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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