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뚫고 100만명 이상 인파 몰릴까?”···3년 만에 재개하는 산천어축제 앞두고 설레는 화천[현장에서]
“코로나19가 변수이긴 하나 3년 만에 열리는 국내 최대의 겨울 축제인 만큼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오후 강원 화천군 화천읍 하리 서화산 다목적 광장. 1700㎡의 대형 실내 공간을 갖춘 이곳은 내년 1월 열리는 ‘화천 산천어축제’에서 ‘실내 얼음 조각광장’으로 활용된다. 출입구의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자 차디찬 냉기가 온몸을 엄습했다. 실내 온도는 영하 10~18도를 오갔다.
중국 하얼빈에서 온 빙등 기술자 26명은 대형 태극기와 국내·외의 유명건축물 등 30여 점의 얼음 조각 작품을 빚어내느라 분주했다. 오히려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가로 120㎝, 세로 55㎝, 두께 25㎝의 각얼음 8500개를 활용해 조각작품을 만든다. 각얼음 1개의 무게는 135㎏에 달한다.
작업상태를 살피고 있던 박진혁 화천군 주민복지과 주무관(46)은 “지난 3일부터 중국 빙등 기술자들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얼음 조각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산천어축제의 분위기를 사전에 고조시키기 위해 성탄 전야인 오는 24일 실내 얼음 조각광장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천천 주변에 있는 산천어 공방에서는 10여 명의 어르신들이 축제 때 사용할 산천어 모양의 등(燈)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다. 김명옥 할머니(84)는 “산천어축제가 3년 만에 다시 열리게 돼 너무 기쁘다”며 “많은 관광객이 찾아 지역 전체가 북적거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제작한 ‘산천어등(燈)’ 2만500여 개는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오는 24일부터 화천읍 중심가 도로변에 조성해 놓은 선등거리에 내걸린다. 이 곳에선 내년 2월 중순까지 형형색색의 등이 불을 밝히게 된다.
산천어축제 개막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자치단체의 움직임도 분주해 지고 있다.
축제 관련 부서의 직원들은 요즘 매일 얼음 낚시터의 결빙상태와 각종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준비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이처럼 산천어축제 준비에 몰두하는 것은 막대한 경제효과 때문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화천 산천어축제는 2006년 이후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는 기록을 세웠다.
2019년엔 외국인 13만명을 포함해 184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국내 겨울 축제 중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글로벌 육성축제’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강원대 산학협력단이 산천어축제에 대한 평가를 시행한 결과, 직접 경제유발 효과가 13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2만3500명(지난달 말 기준)의 78배에 달하는 관광객을 유치해 이같이 막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하다 보니 지역사회 구성원들도 대부분 축제 준비에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다.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윈터카니발 등과 함께 세계 4대 겨울 축제로 꼽히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2023년 1월 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얼음·루어낚시를 비롯해 산천어 맨손 잡기, 아이스 봅슬레이, 얼음축구 등 30여 개의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화천군은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이동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상설 운영하고, 축제장 주변을 대상으로 매일 소독을 하기로 했다. 또 얼음 낚시터의 빙질 상태를 매일 측정해 그 결과에 따라 입장 인원 규모를 설정하고, 빙판 위에는 450여 개의 구명환도 비치할 예정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산천어축제 개최에 대비해 얼음판 관리는 물론 안전시설 설치, 대응 인력 배치와 교육, 관계기관 협력체계 구축 등이 총망라된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했다”며 “산천어축제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안전하게 즐기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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