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엥’하는 소리에 잠을 깼다…한파에, 대설에 ‘모기’라니
직장인 전지아씨(40·가명)는 대설인 7일 새벽 모기가 ‘엥’하고 날아가는 소리에 잠을 깼다. 여름 이후 매일 밤 켰던 모기향을 예년보다 한참 늦은 11월 말 정리했는데 한파가 반짝했던 지난주 이후 다시 모기가 등장한 것이다. 전씨는 “아이가 자는 방에는 겨울에도 모기향을 켜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늦가을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올겨울은 이달 들어 영하권 한파가 시작됐으나 모기 민원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모기 민원이 끊이지 않자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특별 방제 활동을 나서는 자치구도 많다. 특히 강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지난달까지도 밤마다 모기에 시달린 주민들이 소독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 모기 예보를 보면 지난해의 경우 11월20일을 전후로 한 자릿수로 꺾였던 모기 활동 지수(주거지 기준)가 이후 11월 말까지도 5~20 사이를 오갔다. 따뜻한 늦가을 날씨의 영향 때문이다. 12월 들어서는 모기활동 지수가 0까지 떨어졌다.
모기활동 지수는 0~25 미만(1단계, 쾌적)이면 야외에 모기 활동이 거의 없다. 25~50 미만(2단계, 관심)은 모기가 집안까지는 들어오지 않지만, 외부 기온이 낮으면 침입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50~75 미만(3단계, 주의)이면 단독주택 밀집 지역은 하룻밤에 2~4마리 정도 목격되고, 집안에서 물리기 시작한다. 75 이상(4단계, 불쾌)이면 5~10마리 정도 보이며 빈번하게 물린다.
모기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7월에는 이 수치(주거지 기준)가 60을 훨씬 웃돈다.
겨울철 때아닌 모기의 등장은 기후 위기뿐 아니라 건물과 실내 난방 효율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다. 11월 중순이 넘어서까지 월동에 들어가지 않았던 모기가 많았던 데다 난방이 시작되면서 주택 배관 등에 있던 유충이 활성화됐을 수도 있다는 게 자치구 방역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보통 12~2월 사이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모기·해충 집중 방제를 위한 소독은 매년 이뤄진다. 지하실·배관·정화조·고인 물에 월동하는 유충을 박멸해 이듬해 여름철 모기 개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유충 1마리를 잡으면 성충 500마리 이상을 방제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최근 방제는 성충 활동이 왕성해져 여름철과 같이 모기를 퇴치하는 목적도 강하다. 유충은 웅덩이 등을 조사해 개체가 보이면 살충제를 뿌리지만, 성충은 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살포한다.
영등포구는 방역 취약지역 등 670여곳에 친환경 연무소독을 실시 중이다. 이는 살충제에 경유나 등유를 혼합해 연소시키는 연막 소독 대신 살충제를 물에 희석해 수증기 형태로 분사시키는 방식이다.
마포구는 겨울철 모기 방제를 소독 의무 대상이 아닌 300세대 미만 공동주택이나 2000㎡ 미만 건물에서도 실시하기로 했다. 겨울 초입 월동 모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건물 지하실, 보일러실, 정화조 등에 총 279곳이 대상이다. 마포구 관계자는 “소독 의무 대상 시설 관리자에게는 월동 모기 방제 활동에 대한 각별한 협조를 당부했다”며 “주변 모기 유충 서식지 등이 발견되면 보건소로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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