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문 연' 천사무료급식소…"겨울철 한 끼 걱정 덜어"

이영주 기자 2022. 12. 7. 13: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일 오전 10시 30분께 광주 북구 우산동 천사무료급식소.

급식소는 문을 닫기 전까지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현장배식을 진행하며 어려운 형편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와 쉼터를 제공했다.

급식소가 문을 닫자 한 주에 한 끼만이라도 부담을 덜고자 하는 어르신들의 사정이 어려워졌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10월 코로나19·인력난 등으로 운영 종료
다시 문 열며 독거노인 500여 명에 도시락 나눔
12월 한 달 동안 시범 운영…1월부터 정식 개소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천사무료급식소 운영이 재개된 7일 오전 광주 북구 우산동 천사무료급식소 앞에 도시락 배부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줄을 서있다. 2022.12.0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추운 겨울에 한 끼라도 챙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소"

7일 오전 10시 30분께 광주 북구 우산동 천사무료급식소.

털모자와 목도리 등으로 몸을 꽁꽁 싸맨 어르신 수백여 명이 200여m 인도 한 켠에 줄을 섰다. 입김을 불며 주머니 속 핫팩을 만지작거린 어르신들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급식소 유리문을 바라봤다.

급식소 안에는 먼저 온 어르신들이 복도에 쌓인 체크무늬 장바구니를 차례대로 받고 있었다. "다음주에 또 오세요"라는 자원봉사자의 말에 어르신들을 연신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어르신들은 급식소에서 나눠주는 도시락을 받기 위해 모였다. 급식소에서 마련한 체크무늬 장바구니 안에는 갓 지은 밥과 조기, 제육볶음 등 반찬이 든 도시락과 과자·마스크 등이 담겼다. 급식소가 12월 한 달 동안 매주 수요일 점심마다 도시락을 배부하기로 하자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이 소식을 듣고 모여들었다.

온기가 남아 있는 도시락이 든 장바구니를 받아든 어르신들은 종종걸음을 걸으며 집으로, 주변 공원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급식소가 준비한 도시락 500인분 중 450여 개가 배부 시작 30여 분 만에 없어졌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일부 어르신들이 찾아와 남은 도시락을 교환권과 바꿔가면서 배부 1시간여 만에 모든 도시락이 동났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7일 오전 광주 북구 우산동 천사무료급식소에서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도시락 나눔이 진행되고 있다. 2022.12.07. leeyj2578@newsis.com

지난해 10월부터 '임대' 현수막이 붙은채 방치돼 온 급식소는 이날 임시 운영을 시작으로 내년 1월부터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지난해 9월까지 운영돼 오던 급식소는 당시 코로나19 확산과 인력난 등의 문제를 겪으며 운영이 중단됐다.

급식소는 문을 닫기 전까지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현장배식을 진행하며 어려운 형편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한 끼와 쉼터를 제공했다. 특히 주변 우산근린공원에 모여든 독거노인 상당수의 끼니를 책임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급식소가 문을 닫자 한 주에 한 끼만이라도 부담을 덜고자 하는 어르신들의 사정이 어려워졌다.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북구자원봉사센터가 올해 3월부터 우산근린공원에서 '사랑의 밥차' 배식 봉사를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예산난을 겪으면서 지난달 중단됐다.

급식소는 지난 10월 광주 북구와 운영 주체인 한국나눔연맹(연맹)이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다시 운영될 수 있게 됐다. 정식 운영에 나서는 내년 1월부터 향후 5년 동안 이 자리에서 매주 3회 점심 식사를 제공한다.

도시락을 받아든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급식소 운영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혈액암을 앓으면서 홀로 살고 있는 김모(78·여)씨는 "급식소가 문을 닫기 이전부터 줄곧 이용해왔는데 어느 순간 사라져 끼니 걱정이 컸다. 교회에서 오는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식사를 해결해왔지만 부정기적이라 어려움은 여전했다"며 "몸이 더 아파져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다시 매주 한 끼라도 도움받을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양모(70)씨도 "(급식소 운영 종료 이후) 이따금 나가는 일용직 일당을 쪼개 생계를 잇고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일감이 없는 겨울철에 다시 급식소가 문을 열게 돼 한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연맹도 꾸준한 봉사를 약속했다. 안천웅 연맹 사무총장은 "그간 급식소에 의지해온 어르신들에게 지난 1년은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배고픈 이들에게 밥 한끼 제공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나눔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