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정말 무섭다”는데, 떨고만 있는 한국 야구 [기자수첩]
“정말 무서웠다. 한국 선수들은 국가를 위해 자부심을 갖고 경기할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쿠리야마 히데키(61) 일본야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야구대표팀과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 조로 편성된 것에 대해 ‘무서웠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은 현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16강 선전의 사례까지 가져와 떨고만 있는 모습이다. 가장 중요한 선수 구성이나 대표팀의 최종 목표 등의 대원칙도 정하진 못한 채로 말이다.
쿠리야마 히데키 일본 감독은 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진행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자리에서 1라운드에서 맞붙을 한국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쿠리야마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국가를 위해 자부심을 갖고 경기할 것이다. 한 경기로 결과가 결정될 수 있기에 경기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쿠리야마 감독은 직접 한국으로 건너와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를 잠실구장에서 직접 보며, 한국의 전력을 분석한 바 있다.
쿠리야마 감독은 “한국의 마무리 투수들을 보면서 한국이 후반부 리드를 잡으면 우리 타자들이 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앞선 대회 전적을 얘기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상대하지 않았으면 하는 팀”이라며 거듭 경계심을 내비쳤다.
이런 쿠리야마 감독의 한국에 대한 경계심과는 별개로 최근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일본에 거듭 좌절을 당했다.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에 패해 메달을 얻지 못했다.
그래선지 한국 야구계에선 일찌감치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세계 강호들을 꺾고 16강에 진출하자 비견해 ‘어떤 성적을 내야 하나’며 한숨을 쉬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한심한 반응이다. 한국 축구와 세계 축구의 격차는 한국 야구와 세계 야구의 격차보다 훨씬 크다. 랭킹의 공인도는 훨씬 낮다고는 하지만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FIFA 랭킹이 28위인 반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에서 한국야구의 세계 남자야구 랭킹은 무려 3위다. 그런 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 국대와 비교 되는 성적을 올릴까봐’ 미리 걱정부터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한국 야구 대표팀의 부족함을 자인하는 꼴이다.
그리고 일각에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투혼과 선전을 언급하며 ‘왜 한국야구는 그만큼 하지 못 하냐’는 지적을 하곤 한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태극마치의 가치는 이미 병역 의무 해결이나 FA 자격 획득을 위한 등록일수 확보 등의 수단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많은 야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한국야구의 선전과 승리라는 가장 큰 목표 대신 개인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태극마크를 대해 왔다.
‘일생의 한번의 기회’가 될지 모르는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축구대표팀의 헌신과 감히 비교할 수 조차 없는 마음이다.
안와골절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고 나와 전 경기에 출전한 대표팀 캡틴 손흥민(30, 토트넘)이나 발목 부상을 숨기고 경기에 나섰던 이재성(30, 마인츠)이나 ‘다리가 찢어져도 좋다’며 진통제를 맞고 경기 출전을 강행한 김민재(24, 나폴리)와 같은 사례를 내년 WBC 한국 야구대표팀에서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당장 해당 선수가 소속된 팀의 국내 야구팬의 여론부터 악화될 공산이 크다. 그 특수성을 비교할 수 없고,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낮다.
그렇기에 벌써 시작된 야구계의 두려움은 객관적인 전력차의 부족에서 나온 냉철한 판단과 상대에 대한 분석에서 나온 근거 있는 감정이어야만 옳다. 싸워보지도 않고 벌써 한계부터 재단하는 태도를 가진 태극전사들을 응원할 국민은 아무도 없다. 한계에 부딪히고 싸워 결과를 낸 한국축구의 서사와 과정과 모습을 월드컵에서 많은 국민들이 응원한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야구는 당장 WBC의 목표부터 정해야 한다. WBSC 랭킹 1위 일본은 이번 WBC 대표팀에 일본리그와 MLB를 모두 아우르는 최정예 명단을 선발해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대원칙을 일찌감치 세우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매우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가장 중요한 대표팀 에이스 1선발감이 될 수 있는 안우진(키움)의 발탁 의사를 포함해 대표팀의 기초 단계인 구성은 물론 향후 WBC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상대 대응 방안 등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국가대표팀 경기는 자국리그 중심의 프로팀 경기와는 다른 특성을 지닌다. 해당 종목 경기들에 큰 관심이 없는 일반 국민들도 모두 그 경기를 지켜보고 대표팀과 일체화 되어 응원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대표팀의 선전은 자연스럽게 다시 그 종목의 관심과 실질적인 팬의 유입으로 다시 연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번 WBC는 최근 몇 년간의 졸전과 본말이 전도 된 대표팀 운영의 모습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상당 부분 잃은 한국야구가 다시 비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한국야구대표팀이 다시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살리고, 다시 야구붐을 불러오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변곡점 또한 될 수 있다.
언제부터 한국야구는 국제대회의 목표로 당당하게 우승을 말하지 못하게 됐을까. 부디 이번만큼은 프로 스포츠 최고 인기의 지위에 만족해 대중과 국민들과 괴리되어 인지공감능력이 떨어진 결정만 내리는 것이 아닌, 하나 된 한국야구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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