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김의겸의 “유감” 말장난

이해완 기자 2022. 12. 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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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처음 공개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대변인)이 첼리스트 A 씨가 자기 발언이 거짓말이었음을 자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이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김 의원이 지난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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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완 정치부 차장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합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처음 공개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대변인)이 첼리스트 A 씨가 자기 발언이 거짓말이었음을 자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문이다. 끝내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로 밝혀졌지만, 국회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그래도 김의겸 선배가 명색이 기자 출신인데, 설마 실체가 없는 폭로를 했겠느냐”는 가설과 함께 한때 용산 대통령실과 과천 법무부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김 의원이 지난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제기한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시 종합감사에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월 윤 대통령과 로펌 변호사 30명과 함께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근거로 당시 자리에 동석했다는 첼리스트 A 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술자리 상황을 설명하는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그러나 정작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 거짓말을 했다”면서 통화 내용이 거짓이었음을 자백했다.

기자들도 이번 사례에서처럼 음성 파일을 비롯해 사진, 영상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제보를 받는다. 그러나 제보를 받고 기사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막상 이야기가 될 것 같아 취재하면 증거를 뒷받침할 팩트가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억울한 마음에 제보하지만, 제보만 믿고 보도했다간 언급된 다른 대상자가 ‘인격 살인’을 당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 의원이 기자로 다시 돌아간다면 청담동 술자리 기사를 보도했을까. 후배가 기사를 쓰겠다고 했다면 사실 확인을 지시했을 것이고, 결국 원고는 휴지통으로 향했을 것이다.

유감은 사과가 아니다. 김 의원이 입장문에 사용한 ‘유감’을 한자로 풀이하면 남길 유(遺), 섭섭할 감(憾), 즉,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을 뜻한다. 국립국어원도 유감과 사과는 내포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북한 자리에서 당신과 만나 유감스럽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는 현실이 유감스럽다’ 등 ‘유감스럽다’의 용례를 소개했다.

유감은 일본이 한·일 과거사 문제가 터질 때마다 끌어들이는 단골 표현이기도 하다. 1984년 일왕(日王)이 한국에 유감이란 표현을 처음 썼을 당시 국내에선 사과냐, 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기자 시절 정치인 일가의 ‘친일 행적’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현 정부 친일 외교를 비판한 민주당 소속 의원이라면 일본의 외교적 수사인 유감이란 표현은 피했어야 옳다.

국내 전문가들이 쓴 ‘쿨하게 사과하라’는 책에선 사과를 ‘리더의 언어’로 규정한다. 제대로 된 사과는 기회가 되고, 어설픈 사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조언이 들어 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보다 김의겸 리스크가 더 크다’는 평가도 있다. 김 의원이 국민을 대표하는 리더의 자질을 보여주지 못해 파생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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