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최희도 앓았던 심한 어지럼증 유발하는 이 질환은 무엇?

이승구 2022. 12. 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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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증, 귓속의 ‘평형 유지’ 돌이 제자리 벗어나 돌아다니며 발생
휘청거림·메스꺼움·구토 등 유발…고령층, 어지럼증으로 낙상 위험
2~4주 후 저절로 낫지만 재발 가능성 높아…비타민D 충분히 섭취
고개 심하게 돌리기·젖히지 금지…진동 심한 놀이기구 탑승 금물
이석증.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걸그룹 AOA 멤버 겸 배우 김설현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희 등이 앓았다고 밝히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졌던 질환인 ‘이석증(耳石症)’. 이 질환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원인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이석증 환자는 2015년 30만9449명, 2017년 35만3364명, 2019년 39만5510명으로 집계돼 5년 새 약 28% 늘어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성과 4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했다. 2019년 기준 전체 환자 39만5510명 중 여성 환자가 27만9956명으로 전체 환자의 70%를 차지했다.

이석증은 재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며,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기구 등은 피해야 한다. 또 혈액 속에 부족한 비타민 D 농도를 채워주면 재발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비타민 D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난 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석증은 귓속에서 평형을 유지해주는 돌(otolith)이 제자리를 벗어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발병한다. 제 자리를 벗어난 이석은 반고리관으로 들어가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하지만 2~4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 저절로 사라지므로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고령층은 어지럼증 때문에 낙상할 수도 있다. 또 재발이 잦기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칼슘 대사에 취약한 탓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변 교수는 “폐경기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칼슘 대사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이유 등으로 이석증은 중년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석증을 앓았던 배우 김설현(왼쪽)과 방송인 최희. 인스타그램 캡처
 
이석증으로 인해 어지럼증이 너무 심하거나 잦다면 낙상 등 안전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석증은 비디오 안진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비디오 안진 검사는 환자를 다양한 자세로 눕힌 후 눈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진단하는 검사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이라면 몸을 한쪽으로 돌려 누운 자세를 취할 때 눈이 위로 올라가며 심한 회전성 안진이 나타난다.

이석증 증상이 급성기이거나 어지럼증이 매우 심각하면 약물 치료와 ‘이석치환술’로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석이 들어간 반고리관 위치에 따라 빼내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 시행해야 한다.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즉시 진단할 수 있고 진단만 정확히 된다면 이석정복술 혹은 이석치환술 등 물리치료로 신속히 치료할 수 있다”라며 “이석증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라면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석정복술’은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되돌려놓는 치료 방법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방식이다. 치료 시간은 15분 정도로 짧고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이석증의 90%가량 치료된다.

이석증은 언제든지 이석이 다시 반고리관으로 나올 수 있기에 재발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고개를 심하게 돌리거나 젖히는 동작을 삼가며, 심한 진동을 일으킬 수 있는 놀이기구 등을 피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자가 치료법으로는 ‘이석 습관화’ 방법을 사용한다. 우선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천장을 보면서 한쪽으로 눕는다. 천장을 보면서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일어나고 그 반대편을 보고 다시 천장을 보면서 불순물이 가라앉을 때까지 30초에서 1분가량 기다린다. 이후  다시 일어난다. 이 방법을 아침‧저녁으로 10회 정도 실시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혈액 속에 부족한 비타민 D 농도를 채워주면 이석증 재발 빈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팀이 2013~2017년 5년간 이석증 환자 1050명을 비타민 D 실험군(518명)과 대조군(532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1년간 재발 빈도를 비교한 뒤 국제 학술지 ‘신경학저널(Neurology)’에 게재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실험군 중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20ng/mL 이하로 낮은 348명에 대해 1년 동안 비타민 D 400IU와 칼슘 500㎎을 매일 2회 섭취하도록 했고, 대조군은 일반적인 치료를 하며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대조군에서는 재발 빈도가 1.10에 달한 반면 비타민 D를 섭취한 실험군에서는 0.83에 그쳐 비타민 D를 보충한 경우 이석증 재발 빈도가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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