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광장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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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최근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와 디지털 독재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처음에 신장위구르의 소도시 우루무치에서 봉쇄 해제를 요구하던 목소리가 "중국의 모든 (물리적·정치적) 봉쇄를 해제하라"는 시위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이번에도 지난 톈안먼(天安門) 사태처럼 탱크로 밀어붙이는 공산당이 이길 것이라고 대중이 지레짐작한다면 최근의 항의 시위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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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시진핑(習近平) 물러나라!” “공산당 물러나라!” 최근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와 디지털 독재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처음에 신장위구르의 소도시 우루무치에서 봉쇄 해제를 요구하던 목소리가 “중국의 모든 (물리적·정치적) 봉쇄를 해제하라”는 시위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시진핑의 모교인 칭화대에서조차 수백 명의 학생이 중국 당국의 숨 막히는 검열 체제에 항의하는 뜻으로 백지를 들고 캠퍼스로, 거리로 나서고 있다. 시진핑 체제가 예상치 못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더군다나 오는 10일은 세계인권의 날이다. 중국 정부로서도 더욱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이번 항의 시위 움직임은 시진핑 정권은 물론 집권 73년을 맞은 공산당의 수명까지 좌우할 정도의 중대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을까. 독재 권력과 광장 민주주의의 역학 관계를 파헤친 한병진 교수의 ‘광장의 법칙’은 바로 이런 주제를 천착한 책이다. 한 교수는 무엇보다 ‘다수가 복종하고 있다고 다수가 믿는 공동지식의 위력’이 독재자를 지켜준다고 말한다. 즉, 중요한 것은 광장에 참여하는 대중의 믿음이다. 누가 이길 것이라는 다수의 공통된 믿음을 다수가 서로 알고 있을 때, 권력투쟁의 추는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이번에도 지난 톈안먼(天安門) 사태처럼 탱크로 밀어붙이는 공산당이 이길 것이라고 대중이 지레짐작한다면 최근의 항의 시위는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런 때일수록 공고한 공동지식으로 무장하고 고도로 단결된 전위조직이 중요하다고 ‘광장의 법칙’은 지적한다. 체제 전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소심한 민중의 동참을 유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세(勢)를 보여야 하는데, 바로 이런 동기를 전위조직이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최근의 중국 사회 저항 운동은 강고한 의지로 무장한 전위단체가 보이질 않는다. 다만 민중이 디지털 독재로 무장한 중국의 공권력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고, 그들 스스로 이를 확신했다는 것이 종전과 다른 점이다. 전제 정권의 압제와 폭정은 민중의 공포와 복종을 먹고 산다. 그 전제가 무너진 것 자체가 중국이 새로운 위기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시진핑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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