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첫 개봉 '아바타2', 전작 최고 흥행기록 넘어설까
13년 만의 후속작 기대감…'190분' 긴 상영시간은 흥행 변수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김정진 기자 = 글로벌 역대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둔 영화 '아바타(Avatar)'의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이 오는 14일 전 세계 처음으로 한국에서 영화 팬들을 만난다.
13년 만에 찾아오는 후속작이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흥행 신화를 쓸지에 극장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엔 '수중세계' 배경…압도적 영상미 예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는 2009년 개봉 당시 3차원(D) SF 영화로 영상 분야에 일대 혁명을 일으키며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다른 SF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우면서도 빼어난 영상미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배우의 연기와 컴퓨터그래픽(CG)이 동시에 이뤄지는 '이모션 퍼포먼스 캡처 방식' 촬영으로 캐릭터에 사실감을 높였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이같이 당대의 최신 영상기술을 접목했던 '아바타'는 집중적인 관심을 받으며 전 세계적인 흥행 대박으로 이어졌다.
7일 박스오피스 사이트인 '더 넘버스'(The Numbers)에 따르면 '아바타'는 글로벌 누적 박스오피스에서 약 29억 달러(한화 3조8천억 원 상당)로 1위를 지키고 있다.
2019년 개봉한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약 27억9천700만 달러(3조6천600억 원)를 거두며 아바타를 2위로 끌어내렸으나 2021년 중국에서 재개봉한 '아바타'가 티켓 수입을 추가하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아바타 흥행 돌풍은 국내 영화시장도 예외가 아니었다. 개봉 38일 만에 외화 사상 첫 '1천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썼다.
'아바타2'는 전작의 흥행 후광, '에어리언2'와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등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된 후속작을 선보여온 캐머런 감독이 13년 만에 내놓은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영화 팬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컸다.
예고편과 지금까지 공개된 '아바타2'의 부분 영상만 놓고 보면 이런 기대가 헛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아바타2'의 주요 장면을 담아 언론에 미리 공개한 '푸티지(footage) 영상'을 보면 수중세계를 배경으로 한 압도적 비주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작진이 창조해낸 다양한 수중 생물(크리처)은 전작이 줬던 놀라움과 재미를 능가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전작 '아바타'에 푹 빠졌던 영화 팬들이 '아바타2' 개봉에 설레는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 관심이 영화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이 영화관에서 보는 횟수는 많이 줄었지만, '이건 꼭 극장에서 봐야 해'라고 하는 콘텐츠는 볼 것 같다"며 '아바타2'의 흥행을 점쳤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도 "'아바타'의 경우 그 시절 영화관에서 그 영화를 봤던 사람이 얼마나 더 많이 발전된 기술로 영상화했는지를 궁금해할 것"이라며 "당연히 영화관에서 봐야 할 영화로 생각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상영시간 '3시간10분'…감동일까 압박일까
다만, 19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은 흥행 성패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바타2'는 전작(162분)보다 상영시간이 28분이나 더 길다.
캐머런 감독은 지난달 8일 영화 잡지인 '토탈 필름'(Total Film)에 전작보다 30분 가까이 늘어난 후속작의 상영시간을 두고 "첫 번째 영화와 비교해 (인물의) 관계와 감정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긴 상영시간은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숏폼 영상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에게 미리부터 작품에 대한 호감을 반감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주요 영화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MZ세대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단순 행동보다는 콘텐츠를 나만의 방식으로 소비하는 데 효용성을 느끼고 있다"며 "콘텐츠는 유튜브 요약 보기나 SNS 밈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갈음하고 팝업 스토어에서 사진을 찍거나 굿즈를 사며 인증하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긴 상영시간에도 호평을 받은 영화는 많다. 전작인 '아바타'가 그렇고, 캐머런을 명장의 반열에 올린 '타이타닉'(195분), 마블의 히어로물 '어벤져스: 엔드게임'(181분), 액션 범죄물 '더 배트맨'(176분)을 꼽을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 리스트' (196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148분), '인터스텔라'(169분) 등도 마찬가지다.
영화계 관계자는 "자칫 늘어질 수 있는 전개를 끌고 갈 수 있는 건 결국 탄탄한 스토리라인"이라며 "여기에 풍부한 볼거리와 영상미, 등장인물과 관객 간 감정적 소통 등이 함께한다면 긴 상영시간은 흥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ddie@yna.co.kr,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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