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中 백지시위 전면 나선 ‘탕핑족’...그들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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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을 3일 앞둔 10월 13일.
베이징 도심인 하이뎬(海淀)구의 쓰퉁(四通)다리에 한 남성이 '시진핑 파면'을 적은 현수막을 걸었다.
정부의 언론·사이버 통제에 익숙한 이들은 '백지시위'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이번 시위가 시진핑 하야 압박으로까지 번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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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20차 당대회 개막을 3일 앞둔 10월 13일. 베이징 도심인 하이뎬(海淀)구의 쓰퉁(四通)다리에 한 남성이 ‘시진핑 파면’을 적은 현수막을 걸었다. 이 남성은 1989년 ‘탱크맨(톈안먼 사태 때 10여 대의 진압군 탱크를 가로막았던 남성)’에 빗대 ‘브리지맨(bridge man)’으로 불렸다. 베이징 한 가운데 걸린 반정부 현수막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몇몇 사람들이 이 구호를 따라 쓰긴 했지만 ‘브리지맨’이 당긴 불씨는 들불로 번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난 11월 24일 신장 우루무치의 아파트에서 10명이 사망한 화재 사건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아파트 출입문을 폐쇄하는 등 무리한 봉쇄 정책 탓에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장이 커졌다. 분노의 불씨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시안 등 주요 도시로 번졌고 100여 개 대학에서 자유를 달라는 외침이 울렸다. 검열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는 ‘백지시위’라는 콘셉트까지 만들어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중국의 ‘Z세대(1990년대 말~2010년대 초 출생자)’가 반정부 선봉에 섰다는 점이다. 중국의 Z세대는 금이야 옥이야 ‘소황제’로 키워졌으며, 미국과 힘을 겨루는 G2로 부상한 중국과 함께 성장했다. 이들은 민족주의 사상교육과 철저한 정부의 통제, 획일화된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며 자랐다. 김치, 한복이 중국 것이라는 정부의 억지에도 적극 호응했으며 ‘국뽕’에 흠뻑 취해 살았다.
그러나 이들 ‘국뽕’ 세대는 ‘탕핑( 平·누워 있기)족’이기도 하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도 집값은 더 빠르게 오르고 연애, 결혼, 출산 등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N포족’이다. 어차피 희망 없는 인생, 편한 일하며 월급이나 받고 싶어 ‘묘지지기’로 취업했다는 한 대졸 여성의 SNS에 ‘좋아요’를 마구 보낸 세대다.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격차에 무기력하게 ‘탕핑’으로 맞서던 젊은이들이 거리로 뛰쳐나온 것은 ‘배고픔’ 때문이다. 끝이 없는 봉쇄정책에 지난 3년간 취업은 고사하고, 식당 아르바이트조차 못하고 있어서다. 우루무치 참사가 남이 아닌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컸다.
정부의 언론·사이버 통제에 익숙한 이들은 ‘백지시위’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자식이 부모를 고발하고 학생이 은사를 폭행했던 문화대혁명(1966~1976년)도, 톈안먼 사태(1989년)의 폭력 진압도 겪은 바 없는 이들은 그야말로 ‘백지세대’다. 뼈아픈 현대사가 이들의 인생에는 없다. 그래서 톈안먼 사태 때도 못 외쳤던 ‘공산당 타도’를 외칠 수 있었고, 심지어 ‘시진핑 물러가라’는 구호까지 거침없이 뿜어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이번 시위가 시진핑 하야 압박으로까지 번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정부에 복종하도록 길들여진 중국 Z세대가 변화를 요구하는 선봉에 섰다는 것은 중국 정부에게도 놀라운 일임은 분명하다. 톈안먼 사태와 같은 시위 주동자가 없다며 해프닝으로 끝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주도 세력 없이도 반정부 시위를 손가락 하나로 들불처럼 번지게 할 수 있는 SNS세대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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