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인듯 문명 아닌 문명 같은 게임

구병규 객원기자 입력 2022. 12. 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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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향신료가 첨가된 친절하고 깔끔한 MMOSLG... 과금은 매운 편

파이락시스게임즈에서 개발한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는 한 번 시작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성의 게임으로 유명하다. 문명을 해본 적이 없는 게이머라도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문명 IP를 활용한 신작 모바일 게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넥슨이 퍼블리싱을 맡고 엔드림이 개발한 '문명: 레인 오브 파워'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을 찍먹해본 기자는 소식을 듣고 시뮬레이션 장르에 흥미가 생겼다.

문명: 레인 오브 파워는 원작을 재해석한 다중접속 시뮬레이션게임(MMOSLG)이다. 게임을 시작하기 앞서 문명 시리즈가 왜 그렇게 극찬을 받았는지 정보를 찾아다녔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 가운데 '간디의 옥수수와 다이아몬드 협상 사건'은 배를 잡고 웃을 정도로 인상깊었다.

정보를 알아갈수록 문명의 매력에 빠졌다. 그러나 원작을 찍먹하기엔 시리즈들이 너무 많아 힘겨워보였다. 그래서인지 문명 : 레인 오브 파워는 신작 게임이라 부담이 덜했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다 보니 29일 출시가 되자마자 플레이해봤다.

게임을 시작하면 국가를 선택하는 창이 나온다. 기자는 월드컵을 기념해 한국을 선택했다

 

 장르 : MMOSLG



 출시일 : 2022년 11월 29일



 개발사 : 엔드림



 플랫폼 : 모바일          



■ 입문하기 좋은 신작이지만 원작 느낌은 글쎄…

원작과 동일하게 시대가 점차 발전한다
깡촌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친절한 가이드 덕분에 입문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시작은 국가 선택이다. 로마, 독일, 오스만, 한국 등 다양한 국가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각 국가마다 랜드마크 버프가 다르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버프를 따져가며 즐기기엔 뉴비라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한국을 선택했다.

SLG는 생소한 장르라 초반에 좀 헤맸다. 그러던 중 왼쪽 하단에 위치한 가이드 퀘스트가 눈에 들어왔다. 가이드 퀘스트를 따라 계속 진행했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 방식이나 다양한 기능을 자세하게 알려줘서 편했다. 처음 입문하는 게이머들도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UI도 눈에 거슬리는 버튼 없이 깔끔하다. 화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문명이 발전해 나갈수록 보는 맛이 좋았다. 시스템을 열고 닫는 버튼도 눈으로 보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직관적이다. 편의성과 가이드는 일품이라고 말해도 손색없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반 진행은 원작 향기가 솔솔 나지만 뒤로 갈수록 평범한 MMOSLG라는 것이다. 기자는 문명을 해본 적이 없어서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고 공부했다. 막상 게임을 시작하니 크게 도움은 되지 않았다. SLG 장르를 처음 입문하는 유저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만약 원작의 향수를 따라왔다면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다른 MMOSLG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습이다

 

■ 국가를 발전시키는 재미, 소소한 미니 게임은 인상 깊다

국가가 발전할수록 뿌듯하다
건설 및 업그레이드는 일정 시간 기다려야 해서 감질난다
필드를 탐색하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유물 발굴'은 참신하다

원작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국가 운영에서 오는 재미를 톡톡히 보장해 준다. 주변에 둘러싸인 안개를 지우고 야만인 주둔지를 토벌할 때마다 정원을 가꾸는 것처럼 뿌듯하다. 건물이 하나씩 늘어나고 고대에서 고전, 중세, 르네상스 등 시대가 발전하는 풍경도 시각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만약 건설 및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면 군사를 이끌고 국가 밖으로 원정을 떠나보자. 광산을 캐고 강력한 야만인을 토벌하면서 대량의 자원 수급이 가능하다. 처음엔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원정 시스템을 알고 난 뒤로 부족함 없이 풍족하게 지낼 수 있었다.

서브 콘텐츠도 참신하다. '유물 발굴', '걸작 제작' 등 퍼즐 요소의 미니 게임과 RPG 요소가 가미된 '탐험'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기자는 게임을 진행할수록 메인 콘텐츠보다 미니 게임에 더 관심이 갔다.

물론 미니 게임은 간단한 조작만 요구하기 때문에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자원을 많이 얻을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미니 게임 종류는 조금 부족했다. 다양하고 난도 높은 미니 게임을 추가한다면 다른 MMOSLG와 차별성을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탐험'은 자동으로 진행되고 갈림길에서 선택만 요구한다

 

■ 과금 요소는 많이 매워 보인다

'VIP 시스템'은 솔직히 불편하다
뽑기 확률도 매워 보인다

과금 요소는 꽤 매워 보였다. 물론 육성 중반까지는 과금을 안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장르가 MMOSLG다 보니 언제든지 다른 유저의 침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불안했다. 국가 전투력을 올리지 못한다면 게임에 접속할 때마다 도시가 불타고 자원을 약탈당한 꼴을 보게 될 게 뻔하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선 과금은 피하기 어렵다. 

뽑기부터 보면 위인은 E등급 부터 A등급까지 나뉜다. 인게임 재화를 사용하는 일반 뽑기는 E 등급 이상의 위인들이 나오지 않는다. D등급 부터 A등급 위인들은 고급 뽑기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유료 재화 '젬'이 필요하다. 현금으로 10회당 대략 2만1000원이 든다. 확률도 낮을 뿐만 아니라 천장 시스템도 없다.

VIP 시스템은 자원 수급과 군사들의 능력치를 높여준다. 인게임으로 수급 가능한 금화는 사용하지 못하고 유료 재화인 젬이 필요하다. 등급은 1레벨 부터 최대 24레벨까지 있다. 24레벨을 달성하기 위해선 50만 포인트가 필요하다. 

포인트는 젬과 일대일 비율이고 1젬은 가장 할인폭이 큰 패키지 기준으로 31원 수준이니 산술적으로 1500만 원이 넘는 돈을 질러야 최대 레벨을 달성한다. 물론 최대 레벨이 게임의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내 도시가 불탈 수 있는 경쟁 게임이라서 과금 없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우려된다. 

뿐만 아니라 병력 유지 비용이나 도시 버프 등 다양한 곳에서 금화도 써야 한다. 한 번 사면 더 이상 돈 쓸 일이 없는 패키지게임인 원작을 생각하고 시작하면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 

유료 재화 '젬'은 첫 구매 보너스가 없어 아쉽다

 

■ MMOSLG 입문작으로 추천, 찍먹도 나쁘지 않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없는 버그가 종종 발생하지만 빠른 대응을 보면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MMOSLG에 관심 있다면 찍먹도 나쁘지 않다

총평하자면 이 게임은 문명이란 향신료가 첨가된 MMOSLG다. 원작을 플레이해 본 경험이 없어도 막힘없이 진행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초반 진행은 문명의 느낌을 잘 살렸으나 진행할수록 평범한 MMOSLG에 가까웠다. 다만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해 미니 게임과 탐험 요소들을 넣은 설계는 참신했다.

서브 콘텐츠도 중요하다. 유저 간 경쟁이 메인 콘텐츠지만, 다른 게임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다양한 미니 게임을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퍼즐의 난도를 높여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방법도 괜찮아 보인다. 퍼즐이 너무 쉬워 아쉬움이 남았지만 국가가 망할 때까지 찍먹해볼 예정이다.

오픈 초기부터 잦은 서버 오류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빠르게 공지를 올려 대응했다. 종종 발생하고 있는 콘텐츠를 이용 불가 버그는 공지를 보면 곧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하면서 프레임 드롭과 렉 없이 최적화가 잘 된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MMOSLG를 시작할 생각이 있다면 문명 : 레인 오브 파워를 적극 추천한다.

 

장점

1. 이해하는 데 불편이 없을 정도로 가이드 퀘스트가 친절하다.



2. 프레임 드롭, 렉 없이 깔끔한 최적화를 보여준다.



3. 소소하게 미니 게임들도 있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단점

1. 과금 요소가 많이 맵다.



2. 플레이 중 특정 콘텐츠를 진행할 수 없는 버그가 나타난다.



3. 건물 레벨이 높아질수록 완공 시간이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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