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이 그린 음울한 폭력의 비극 '크리스마스 캐럴' [시네마 프리뷰]

장아름 기자 2022. 12. 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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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감독 김성수)은 동생 월우(박진영 분)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박진영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 당시 김성수 감독의 설명처럼, 영화는 동생의 죽음에 대해 알기 위해 형이 복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이야기, 결국 묻히는 피해자의 이야기로 극을 끌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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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
크리스마스 캐럴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7일 개봉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감독 김성수)은 동생 월우(박진영 분)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자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박진영 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아침, 월우는 아파트 물탱크에서 발견됐다. 일우는 부모의 재력을 맹신하는 문자훈(송건희 분) 패거리가 월우를 죽인 범인들로 확신하고 복수를 실행에 옮긴다.

일우의 거침 없는 복수를 만류하는 이가 있다. 월우를 돌봐줬던 소년원 상담교사 조순우(김영민 분)다. 조순우는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한다며 그만 그들을 용서하라고 한다. 그럼에도 일우의 복수심은 더욱 커져만 가고, 그곳에서 교정교사 한희상(허동원 분)과 문자훈 무리에 맞서 동생의 죽음의 진실을 밝히고자 더욱 거친, 무자비한 폭력으로 맞선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주원규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김성수 감독은 원작과 시나리오를 읽고 일우와 월우로 대변되는 이 사회의 소외당한 약자들과 피해자들의 슬픈 얼굴이 떠울라 연출을 맡게 됐다고 했다. 이 영화가 '액션 스릴러' 장르로 소개됐지만, 자신은 사회가 외면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품으로 생각하고 연출했다고 했다.

김성수 감독은 "복수도 힘이 있어야 한다"며 "피해자의 자리는 늘 소외돼왔고 힘이 없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진지한 이야기를 해보려 했다"고 하는가 하면 "폭력이 왜 불편한가, 왜 이런 불편한 일이 일어나야 하나 질문하려 했다"고 작품의 의도에 대해 전했다. 그러면서 "액션신도 통쾌함이 아닌, 불편한 감정을 주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언론시사회 기자간담회 당시 김성수 감독의 설명처럼, 영화는 동생의 죽음에 대해 알기 위해 형이 복수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이야기, 결국 묻히는 피해자의 이야기로 극을 끌고 간다. 원작보다 순화됐다는 작품이지만 그 과정에서 날것으로 표현된 폭력의 연속성과 마냥 당할 수밖에 없는 약자의 위치를 보여주는 날것의 장면들이 큰 괴로움으로 다가온다. '폭력'의 잔인함에 대한 메시지를 주려 했던 감독의 의도는 이해되지만, 지나치게 많은 장면에 담겼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박진영의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극 중 쌍둥이 형제 일우와 월우 역을 맡아 1인2역을 선보였다. 월우는 발달장애인으로, 동생의 죽음으로 복수심에 불타는 거친 일우와는 매우 상반된 캐릭터이지만 두 인물의 다른 눈빛 연기부터 감정 연기까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해낸 1인2역으로 큰 호평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김동휘 송건희 등 청춘 배우들의 활약과 김영민 허동원의 존재감이 시너지를 낸 연기 앙상블도 인상적이다.

제목은 따뜻하지만, 역설적으로 슬프고 참혹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남긴 잔상이 짙다. 그 잔상은 구슬프게 캐럴을 불렀던 월우의 절박함을 떠올리게도 한다. 메시지와 결말, 배우들의 열연까지 조화를 이뤘음에도 과하게 담긴 잔인한 폭력신과 의도된 신파를 덜어내고 러닝타임을 줄이는 선택을 했더라면 폭력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더 효과적으로 부각됐을 듯 하다. 폭력신이 과하다 보니 불쾌한 감정이 지나치게 증폭되고, 이를 도구화해 소비했다는 생각에도 이르게 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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