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만 서귀포자원봉사센터장 "밥차에 사랑을 나릅니다"
서귀포자원봉사자들의 구심점 '서귀포자원봉사센터'
사랑의 밥차, 안녕캠페인, 5분대기조 봉사단 등 활동범위 넓혀
"복지사각지대에서 돕는 손길에 감사…전문봉사자들이 많아지길"
■ 방송 : CBS 라디오 <로드인터뷰_사람꽃>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22년 11월 26일(토) 오후 5시 30분
■ 대담자 : 서귀포제일교회 김두만 은퇴장로(서귀포자원봉사센터장)
삶의 향기가 있는 크리스천을 만나는 시간 로드 인터뷰 사람 꽃. 오늘은 서귀포자원봉사센터장으로 활동 중인 서귀포제일교회 김두만 은퇴 장로를 제주 CBS 목회자 기자인 서귀포 성결교회 이기원 목사가 만나봤습니다.
◆이기원> 서귀포자원봉사센터가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2층에 위치해 있네요. 이곳에 대해서 잠깐 소개 좀 해 주시겠습니까.
◇김두만> 원래 서귀포시가 자원봉사센터의 출발이 좀 늦었죠. 2002년도 월드컵을 하게 되니까 봉사자들이 필요한 거예요. 그런 상황을 접해보지 못했죠. 개인적으로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센터를 그때 설립한 게 아니라 우선 급하니까 봉사단을 조직했습니다. 이후에 월드컵을 잘 치르고 난 다음에 이 봉사단을 해체하고 센터로 시작하게 된 겁니다.
◆이기원>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분이 몇 분이나 되십니까?
◇김두만> 직원이 8명이고요, 사무국장이 있고 팀장 두 사람이 있고 나머지는 팀원들입니다.
그리고 저까지 9명인데요, 저는 비상근입니다.
◆이기원> 서귀포자원봉사센터가 서귀포 지역의 모든 자원봉사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죠.
◇김두만> 여기에 815개 단체가 가입 돼 있고요, 개인 봉사자들이 2만 5천 명 이상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제주도는 19만 6천 명 정도가 순수자원봉사자들입니다.
◆이기원> 자원봉사자 중에 남녀 비율이 어떻게 됩니까.
◇김두만> 여자가 조금 많습니다. 한 3%에서 4% 정도.
◆이기원> 자원봉사 활동에는 남자와 여자 인력 둘 다 필요할 텐데, 혹시 더 필요한 성별이 있을까요.
◇김두만> 특별히 없습니다. 비율적으로 거의 반반이니까. 그런데 전문직들이 굉장히 부족해요. 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들이나 다문화 가족들, 또 급하게 필요한 응급 구조반이나 해양구조, 이렇게 전문적으로 훈련 받은 분들이 필요하죠.
외국에 가보니까 6개월씩 정직으로 하더라고요. 6개월 코스로 나오는 기간에 자격증도 주고 하던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시스템은 못 갖추고 있습니다.
◆이기원> 아까 자원봉사자가 제주도민 중에 19만 정도라고 했는데 70만 중에 19만이면 굉장히 많은 숫자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군요.
◇김두만> 한꺼번에 동원될 수 있는 인원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많을수록 저희들이 대처하기가 쉽죠.
직장 가진 사람들이 거의 대다수죠. 그래서 오전이나 오후를 골라서 하게 되고요, 상점이나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가야 하니까 일찍 와서 몇 시간 기준으로 하게 되고 그렇습니다.
◆이기원> 장로님은 자원봉사센터 관련 일을 언제부터 하신 겁니까.
◇김두만> 센터장은 2019년도에 공모할 때 지원해서 된 거고요, 자원봉사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했습니다. 적십자 단장도 했고 작은 동네에 봉사단을 조직해서 활동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정방폭포나 천지연이 가장 중요한 관광지였는데요, 그 곳의 정화활동을 많이 했죠. 고등학교 때부터면 50년이 넘었네요.
◆이기원> 서귀포자원봉사센터가 최근에는 어떤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지.
◇김두만> 저희들의 주력 사업은 사랑의 밥차입니다. 전국적으로 기업은행에서 제공해 준 차가 있고, 거기에서 예산을 지원해서 지금 상설시장 안에 저희들의 공간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공간을 마련하고 밥차가 갈 수 있는 데는 우리 서귀포밖에 없습니다. 다른 곳은 이동해서 천막 치고 테이블 옮기고 다 하는데, 저희들은 한 장소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하고 있고요. 격주로 목요일은 읍면으로 나가서 밥차 운영하는 것이 큰 사업입니다. 또 주거환경이 어려우신 분들, 독거노인이나 결손가정, 이런 곳의 지붕을 고쳐준다든지 전기안전공사나 창문 수리, 장판 도배, 이런 작업들을 해 줍니다.
또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는 책상이나 침대 놔 주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읍면으로 가면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 있어요. 하고 싶은 사업들의 사업비 지원을 도와주고, 다문화나 농촌 가정의 교육적인 부분이 모자라면 도와줍니다.
청소년 상담도 하고,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안녕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찾아가서 어떻게 생활하시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또 가족봉사단이라고 해서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3대가 한꺼번에 와서 봉사하는 클럽이 운영되고 있고, 저희들이 직접 운영하는 '5분대기조'로 구성돼 있는 봉사단이 있습니다. 그 봉사단들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교육도 받고, 봉사도 하고, 섬에 가서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 활동도 합니다.
◆이기원> 지금 하는 일들을 들어보니까 사회복지사들의 활동과 많이 겹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두만> 안타깝지만 많은 봉사자들이 수익성을 찾아가기도 합니다. 직업을 찾아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다 보니까 저희하고는 차이가 나는 거죠. 아무래도 소정의 사례비가 있기 때문에 저희와 전문적으로 일을 함께 하던 분들이 빠져나가는 경우들이 발생합니다. 그런 것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요.
◆이기원> 지금 전 세계적으로 경제도 안 좋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요, 현장에 가면 그런 상황이 더 느껴질 것 같습니다.
◇김두만> 현장에 가면 안타까운 점들이 많죠, 그래서 저희가 다 해주고 싶지만 예산 문제로 못 해주는 경우가 발생해서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활발히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는 우리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참 큽니다.
◆이기원>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십니까.
◇김두만> 어떤 집에 가면요. 결손가정인 경우에 할머니하고 손자들이 있는데 삼사십 년이 돼도 쓰레기 한 번 치우지 못한 곳이 있습니다.
그러면 그 곳은 마을이나 관에서 손을 대기가 굉장히 어려운데, 저희들이 어떤 때는 70~80명씩 동원해서 사나흘 쓰레기를 치워줍니다.
모두가 힘을 모아서 깨끗하게 청소하고 도배까지 하고 나오면 마을 주민들이나 청년들 노인들이 반겨주고 또 다른 곳을 해줄 수 있냐는 부탁을 하기도 합니다. 필요한 곳에 저희가 가서 열심히 봉사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또 아픈 분들이나 화재를 당해서 어려운 분들을 찾아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주는 분도 많습니다. 어떤 분은 돈을 내놓으면서 이름도 기록도 남기지 않고, 상을 주고 싶어도 거절합니다. 그런 걸 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시면서, 그런 분들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저보다 더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기원> 서귀포제일교회 은퇴 장로이신데.
◇김두만> 저는 모태신앙은 아니고요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신앙생활을 했고, 5남매 중에서 저 혼자만 교회를 다녔습니다.
주위에 있는 친구들 보니까, 기독교 가정의 아이들이 행복해 보이고, 그런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신앙이 커졌습니다. 그렇게 어울렸던 친구들이 자라면서 같이 장로도 되고, 재밌게 교회를 다녔습니다.
◆이기원>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으로서 남을 돕는 이 일을 해나가실 때에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을 것 같아요.
◇김두만>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가까이 가는 것이 기독교의 가르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좋아합니다.
이웃은 따로 멀리 있는 게 아닌 거고요, 우리는 가끔 어렵고 힘든 사람을 못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걸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회를 다녔습니다.
◆이기원> 자원봉사센터장인데, 교회에서 말하는 구제사역에 대해서는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십니까.
◇김두만> 저는 그 교회 지도자들이 되는 목사님이나 장로님들이 교회만 보지 말고 사회적으로도 좀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존직 집사님이나 권사님들 장로님들하고 얘기하면서 사회로 나가는 일을 우리가 배워야한다고 말합니다. 사회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를 굉장히 강조합니다.
◆이기원> 서귀포자원봉사센터가 앞으로 어떤 기관으로 성장하길 바라십니까.
◇김두만> 우리 자원봉사센터가 봉사자들을 섬기는 일을 우선해야 됩니다. 이걸 못하면 봉사자들의 위상이 떨어지거든요. 인권 문제도 있지만 그 위상을 위해서 저희들이 자립해야 되고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전문적인 사람들이 봉사자들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해주는 일들을 해서 자원봉사자의 교육적인 문제나,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활발히 진행되는 기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기원> 장로님은 신앙의 선배이고 또 우리 사회 선배님이기도 한데, 혼란스러운 이 시대에 믿음의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김두만> 신앙생활이 점점 어려워져 가는 걸 압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신앙인들이 일편단심 주님만 바라보고 갈 수 있는지, 그 길을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주님 만나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걸 선배로서 우리가 못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합니다.
좀 더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서는 일들을 교회 지도자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고, 후배들은 하나님을 믿고 주님을 따르다 보면 손해 보는 일이 있을 겁니다.
당장은 손해 보는 거지만 제가 살아온 경력에 의해서 다시 뒤돌아보면 어딘가 모르게 언젠간 도움이 됩니다. 보호자가 누구인가를 정확하게 인지하면 그 보호자는 절대적으로 끝까지 보호해준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그런 믿음을 지켜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기원> 아름다운 삶의 자세라는 게 어떤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김두만> 저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게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인들이 이전에는 장로님들을 사회에서부터 아주 귀하고 위대한 사람으로 표현을 했는데, 요즘은 믿는 장로라는 걸 내세우기가 굉장히 어려워져 가는 그런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바르게 사는 것이 옳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주위사람들이 물질적인 것을 많이 쫓아가고, 사업적으로도 눈감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요.
저는 그렇게는 안 살았습니다. 경제적으로 자식들에게 물려줄 건 없지만 자식들에게 항상 얘기합니다. '나는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밖에 없다'.자식들이 신앙을 잘 따라와 준 게 고맙고, 본이 되는 신앙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이기원> 요즘 기도제목이 있습니까.
개인적으로는 가정과 조금 더 나가면 교회가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했으면 좋겠고,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돌아볼 수 있는, 그래서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어려운 교회만 눈에 보이는데요, 그렇다고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얘기해도 잘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어려운 교회들의 형편이 나아졌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 말씀을 두려워하는 위정자들이 많이 나와서 바르게 설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세상의 자원봉사자들은 진짜 위대하고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은 언제 어디든 있습니다. 어떤 행사장이든지, 재난현장이라든지,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요. 이렇게 열심히 봉사하고 그 행복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행복합니다.
가는 곳마다 봉사로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제주CBS 김영미PD ymi74@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모로코에 '야신' 있었다…스페인, 또 승부차기에서 울었다
- "트럼프 과거 대우그룹서 260억 대출받은 사실 숨겨"…왜?
- 장경태·김의겸이 부러운 野초선들…'튀거나, 입 다물거나'
- 80대 스페인 전 국왕, 900억 선물 두고 전 연인 괴롭힘…"면책 인정"
- "애플 분실물 추적장치로 스토킹 당해"…알고보면 위험?
- 김웅 불기소 檢 보고서에 등장한 '제3자 가능성'…수사관 "그런 말한 적 없어"
- 北, 우리 군 훈련 이틀째 문제삼아 방사포 도발…9.19 또 위반
- [尹정부 7개월]'민정수석실' 폐지, 득보다 실이 컸다
- 꽃놀이패 나경원, 전당대회 나오든 안 나오든 무게감↑
- 돌고 돌아 청와대 영빈관…졸속 이전 논란 재점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