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어린이집 교사들, 비상식적 대우에 떠나간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제주지역 포괄적 육아전문기관…양육 허브 역할
어린이집 보육 컨설팅, 보육교직원 상담, 공통부모교육 등 실시
제주지역 어린이집 폐원 증가…저출생, 학부모와 마찰 때문
"앞으로 원아수 점점 줄어…교사아동비율 조정하면 보육의 질 좋아질 것"
"제주4개 장애어린이집 시범 실시…부모·교사·어린이집 반응 긍정적"
"육아 직접하는 부모에게 영유아 돌봄비용 수당으로 더 지급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2년 12월 2일(금)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
◇박혜진> 제주CBS는 제주도와 함께 저출생의 문제를 인식하고 범도민적 인식 확산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과 정책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주 지역의 보육의 시스템과 교육에 힘쓰고 있는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오명녀> 네 안녕하세요.
◇박혜진>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이름을 들었을 때 육아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인지 소개해 주시죠.
◆오명녀> 저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설치 운영하고 있는 육아지원기관인데요. 영유아를 보육하고 양육하고 있는 어린이집 그리고 가정을 지원하는 포괄적인 육아전문기관입니다. 현재 제주도 양육에 관련한 허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양육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죠.
◆오명녀> 저희 센터에서 하고 있는 역할은 어린이집 관련해서 어린이집의 보육 컨설팅을 하고 있고요. 보육 관련 정보수집 제공, 보육교직원 심리상담,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상담, 영유아 학대 예방 교육, 또 국가 수준의 표준보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보육과정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 대체교사 지원도 하고 있거든요.
가정이 부모 교육과 육아 상담, 어린이집 이용에 대한 상담을 원하실 때 저희 센터로 전화를 많이 주십니다. 상담도 하고 육아 정보에 대한 홍보, 전국 육아종합지원센터 공통으로 진행되는 공통 부모교육도 진행되고 시간제 보육도 저희 센터에서 관리하고 시간제 보육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특히 부모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데 주로 어떤 교육들이 이뤄지는지 소개해 주시죠.
◆오명녀> 아이들의 발달과 권리 존중, 가정 내 놀이 환경, 아동학대 예방교육, 영유아 성교육, 부모님 힐링 프로그램, 부모 자녀 놀이 체험 프로그램, 관리 양육 스트레스 관리 이런 교육들을 상담이나 소그룹으로도 하고 대면과 비대면으로도 교육하고 있습니다. 전체 50%는 찾아가는 교육으로도 이뤄지고 있고 현재 양육 상담도 이뤄지고 있고요.
올해 교육은 지난 11월까지 거의 마무리가 됐는데 내년 1월부터 발달에 대한 부모님들의 요구사항들을 설문조사를 통해 받아보고 그 주제들을 모아서 내년 계획에 반영해 교육을 합니다. 특히 올해는 성교육도 많은 분들이 신청을 해 주셨고 워크숍으로 진행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들 하고 계십니다.
◇박혜진> 지금 사회적 큰 문제가 되는 저출생 문제. 제주지역도 이 문제에 직면해 있는데 센터장님 어떻게 보고 계세요.
◆오명녀> 저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병만큼이나 심각한 일이 바로 저출생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출생 관련해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해야 할 일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을 잘 돌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지금 제주에서도 저출생 문제로 이미 폐원한 어린이집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어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오명녀> 2013년도 제주지역 어린이집이 680곳이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540곳입니다. 지금 제주의 아이들이 영유아인 경우 2만7000명 정도 되거든요. 거기에 2만 명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고 7000명은 유치원에 가고 있는데 지금 평균적으로 78% 정도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습니다. 정원을 다 못 채우는 상황이겠죠. 일단 정원이 미달된 곳들이 점점 많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려움을 많이 겪고 계시죠.
◇박혜진> 결국 어린이집들의 여건이 많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된 거잖아요.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되겠어요.
◆오명녀> 제4차 보육발전계획에서도 언급을 했고 이미 연구 결과도 나오긴 했는데 교사들 아동비율 조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교사대 아동 비율은 출생률의 문제만은 아니고 어린아이들 돌봄에 있어서 0세가 1:3, 1세가 1:5, 2세가 1:7, 3세가 1:15, 4세와 5세가 1:20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데 요즘 아이들이 특히 0세 1:3, 1세 1:5로 운영될 때 선생님도 어렵고 아이들도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교사아동비율 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박혜진> 이 비율은 전국적으로 맞춰진 기준인가요?
◆오명녀> 그렇습니다. 지난해 서울의 어느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교사아동비율을 줄여서 운영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박혜진> 돌보는 아이들이 줄어들면 선생님들은 집중도가 좋아지기 때문에 보육의 질도 좋아질 수밖에 없겠네요.
◆오명녀> 지금 제주도에서도 시범적으로 장애 전문어린이집에서 장애아와 교사의 비율이 1:3이거든요. 그런데 시범적으로 조정해서 1:2로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4곳의 장애어린이집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부모님들의 반응과 교사의 반응, 어린이집 자체의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일단 선생님들이 아이를 두 손에 잡고 활동을 할 수 있으니까요. 산책을 나가든지 뭔가 할 때 3명의 아이를 한꺼번에 보는 것이 참 어렵잖아요.
그런데 2명일 경우 양쪽으로만 봐도 더 자세히 관찰하고 아이들과 더 친근하게 가까이 다가가서 놀 수도 있고 요구도에 있어서도 두 아이만 요구를 하니까 훨씬 더 편안하게 운영될 수 있고 선생님들도 보육에 최선을 다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박혜진> 결국에는 현재의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선생님과 원아 수의 비율을 조정하는 게 매우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폐원한 어린이집들도 대책이 필요하겠어요.
◆오명녀> 아이가 없어서 폐원하는 곳들도 있지만 어린이집들이 이전보다 현재 운영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해요. 원아가 있지만 아이들과 부모들의 요구도가 너무 많으니까 교육을 한다든지 편안한 운영이 안된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박혜진> 아이들이 어렵다는 것은 아이들이 변했다라는 뜻인가요.
◆오명녀> 그런 말씀 많이 하세요. 예전 아이들과 지금의 아이들을 돌보는 게 어렵고 부모의 요구도 예전하고는 너무나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박혜진> 요구사항이 더 많아졌다는 말씀이시군요.
◆오명녀> 우리가 예전에 아이를 키울 때는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돌봐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고마워했었잖아요. 근데 요즘은 어린이집에서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하고 또 부모님이 부모님의 역할을 다 해야되잖아요. 예를 들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 전에 최소한 아이가 편안하게 어린이집에 갈 수 있도록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이런 것들은 기본으로 하셔야 되는데 가끔은 그런 것조차 안 해서 오는 아이들도 많아서 원장님도 오히려 화가 난다기보다 상처를 받으시는 것 같아요.
◇박혜진> 그렇군요.
◆오명녀> 원장님들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런 난처한 경우들이 너무 많아서 요즘 부모님들이 어떤 경우는 너무 함부로 말하고 그러다보니 원장님들이 너무 속상하고 이렇게까지 대우를 받으면서 이걸 운영해야 되나 하는 고민을 많이 하세요.
◇박혜진> 현장에서 선생님으로서의 어떤 존중도 없이 때로 비상식적인 경우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말씀이시네요.
◆오명녀> 네. 그래서 선생님들이 현장을 떠나는 이유가 그런 이유인 경우가 더 많아요. 처우 이런 거는 두 번째가 아닐까 싶습니다.
◇박혜진> 그렇군요. 제주지역의 대부분 어린이집들은 굉장히 잘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일부 한두 군데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때도 나머지 어린이집들까지 보는 피해가 굉장히 크다고요.
◆오명녀> 네. 그렇죠. 아동학대가 사회적으로 굉장히 크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긴 하지만 개인의 영향력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시니까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방식에서 완벽한 인간을 요구하는 것 같아요. 인성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간을 추구하는 데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나요.
과연 집에서도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과연 완벽하게 잘하고 계실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선생님들이 못하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도 하다 보면 조금씩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거거든요. 물론 일어나면 안 되는 일들이죠. 바라볼 때 단지 그냥 학대다, 잘못했다, 교사가 어떻게 저럴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바라보지 말고 조금 다른 차원에서 바라봐주면 어떨까 싶어요.
◇박혜진> 부모님들이 함부로 하는 말로 인해서 교사들이 상처를 많이 받으시는군요. 그런 일들로 인해서 내가 교사를 계속해야 할 것인가 그만둬야 할 것인가 이런 생각이 든다는 거군요.
◆오명녀> 그래서 현장을 떠난 선생님들이 의외로 많아서 지금 어린이집에서는 채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박혜진> 그렇군요.
◆오명녀> 선생님들이 말씀하세요. 아이들로 인해서 힘들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부모님 때문에 어린이집 교사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견디기 어렵다구요. 선생님들이 소명감 같은 걸 갖고 계시더라구요. 그런 것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계시거든요. 그 아이들 보는 것이 힘든 게 아니다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박혜진> 그래요. 아이들은 사랑하지만 그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님들이 교사들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경우가 많아서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장의 소리를 말씀해 주셨는데 안타깝습니다. 요즘 아동들의 돌봄에 대한 요구가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제주의 아동 돌봄 체계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오명녀> 지금 어린이집에서는 시간제 보육도 하고 있거든요. 시간을 연장해서 7시 30분까지 연장보육도 이뤄지고 있고 교사가 따로 구성돼 연장보육반이 이뤄지고 있고요. 집으로 찾아가는 돌봄도 제주도에서 운영되고 있잖아요. 제주도에 한 20곳 정도 시간제 보육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돌봄이 많이 생기는 게 영유아 시기는 좋은 건가라는 생각도 사실 들거든요.
아이 입장에서는 어떨까. 아이는 집에서 엄마와 함께 있고 싶죠. 엄마 아빠 아니면 할머니 할아버지 그런 분들도 같이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돌봐줘야 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 부모가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게 일하고 적게 받고 이렇게 하면 생활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일하지 못한 만큼의 급여를 아이들을 돌보면서 주면 안 될까요.
◇박혜진> 국가에서 수당개념으로 주면 좋겠다는 말씀인거죠.
◆오명녀> 네. 돌봄비용을 주는 건 어떨까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돌보미를 양적으로 늘린다는 얘기도 있고 현재 돌보미 선생님들에게는 약간 질을 높이는 식으로 가고 양적으로 늘리는 예산에 대해서는 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영유아 자녀를 돌보는 부모님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 어떨지요. 결국은 이게 제주의 미래를 돌보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혜진> 맞습니다. 결국에는 이런 보육 비용과 저출생이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개선이 되어서 보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 지어야 할 시간이 됐는데 앞으로 갖고 계신 계획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오명녀> 어쨌든 저희는 육아 전문기관으로서 급변하는 이 변화에 맞춰서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은 물론이고 잘 모르시는 분들도 찾아서 공감할 수 있는 이런 일들을 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박혜진>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주지역의 보육과 교육에 계속 힘써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명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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