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 “‘약한영웅’ 범석의 모든 순간, 안타까웠어요”[인터뷰]
배우 홍경이 인생캐릭터를 만났다. OTT플랫폼 웨이브 인기시리즈 ‘약한영웅 클래스1’(이하 ‘약한영웅’)서 ‘범석’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시은’(박지훈), ‘수호’(최현욱)의 절친에서 한순간에 적으로 돌아서며 많은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전 이 친구(범석)의 손을 잡고 걷는 사람이었기에 ‘범석’의 한순간 한순간 다 안타까웠어요. 모든 순간이요. 다른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해도 나만큼은 손을 잡고 걸어가줘야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작품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론 제가 ‘범석’의 손을 잘 잡고 걸은 건가 싶은 생각에 기분이 마냥 시원하지만은 않아요.”
홍경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약한영웅’ 촬영 후기와 ‘범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박지훈, 최현욱, 이연, 신승호 등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출연 제안, 처음엔 너무 어려워서 못할 것 같다고 했어요”
‘범석’은 홍경이 연기했기에 생생하게 재현될 수 있었다. 많은 이가 홍경에 대해 호평한 것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전 처음 대본 봤을 때 캐릭터가 너무 어려워서 크리에이터인 한준희 감독에게 못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이걸 어떻게 제가 해요?’라고 되물었고, 고민하는 시간도 길었고요. 감사하게도 한준희 감독이 묵묵히 기다려줬어요. 정말 어려웠지만, 촬영하면서도 범석이 무엇을 느끼는지에 집중하고 그 순간에만 충실하려고 했어요. 유수민 감독이 정말 제 옆에서 등 맞대고 도와줬기에 가능했어요. 어두운 동굴에서 손전등 하나 들고 찾아가는 느낌이었는데요. 따뜻하고 열려있는 감독이었기에 할 수 있었고, 감독의 눈에서 나오는 믿음에 엄청 힘을 받았어요. 이 정도의 믿음을 누군가에게 받아본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요.”
‘범석은 왜 그랬을까’에 대한 정의를 쉽게 내리지 못하는 그다. 보는 이의 해석을 해치고 싶지 않다고 조심스러워했다.
“10대엔 자신의 의지와 이성적인 판단으로만 선택할 순 없잖아요. 감정적으로 휩쓸려서 결론을 내리기도 하고요. ‘범석’도 그런 환경이었을 것 같아요. 보는 사람에 따라 ‘수호’가 맞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범석’을 이해할 수도 있겠죠. 모두 이 작품을 보고 건강한 감상을 나눴으면 해요. ‘그가 왜 그랬을까’에 대해서 대화한다는 건 그 사람을 이해하진 못해도 알아가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영화나 연극이 줄 수 있는 뜻깊은 순간인 것 같고요.”
■“박지훈·최현욱의 강렬한 시너지, 아직도 잔상이 남아있죠”
그는 또래 배우들과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박지훈, 최현욱, 이연, 신승호 등 하나하나 거론하면서 배우로서 애정을 표현했다.
“정말 많이 배웠어요. 이 작품을 보면 박지훈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두가 느낄 거예요. 집중도도 높고, 작품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어깨 위 무게를 버티기 쉽지 않았을 텐데 비범하게 온전히 서서 버티더라고요. 또 최현욱은 정말 유연해요. 어떻게 저렇게 유연할까 싶을 정도로 아이디어도 많고요. 본능적인 연기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그만큼 많이 계획하고 준비해온 거거든요. 신승호는 동갑내기라 이 시기에 동년배와 함께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개인적으로 정말 사랑하는 배우고요.”
특히 박지훈과 최현욱의 시너지 효과를 칭찬했다.
“두 사람이 보여준 에너지에 아직까지도 잔상이 많이 남아있어요. 둘이 정말 줄타기를 잘하더라고요. 시소 타듯 잘 주고 받는데, ‘와 이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또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두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케미스트리였어요. 그래서 이 작품이 잘 된 것 같고요.”
수많은 호평들에 기뻐하기 보다 뜨거운 여름에 함께 고생했던 스태프들이 생각났다고.
“이번 여름엔 태풍과 홍수가 있었잖아요. 굉장히 고생했던 스태프들이 떠올랐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그들의 노고가 생각나더라고요. 더울 때도 선풍기는 그들이 아닌 우리에게만 건네주잖아요. 땀 흘리면서 조명도 들어야 했고요. 스태프들이 엄청 고생했다는 걸 목도했고, 이 작품이 잘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더라고요.”
아직 이 작품을 보지 못한 예비시청자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이 시리즈를 봤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충격도 크고 재밌을 테니까요. 보면서 우리가 누군가를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걘 왜 그랬을까’를 한번쯤 생각하고 부딪혀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이 작품으로 그런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전 만족할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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