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만 5조원"…곳간 채워 놓은 금융지주의 노림수는[서정은 기자의 나·알·아]

입력 2022. 12. 7. 09:16 수정 2022. 12. 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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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대 금융지주들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각 금융지주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도 이유이기는 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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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자산, 3분기만에 두배 늘려
유동성 확보+M&A 포석
동력 꺾였어도 호시탐탐 매물 살펴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올해 4대 금융지주들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에 비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되면서 각 금융지주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도 이유이기는 하지만, 향후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전체 현금성자산(개별 기준) 규모는 총 5조4055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2조6978억원에 비해 100% 증가한 수치다. 각 지주사별로 회계 기준에 따라 현금성자산을 머니마켓펀드(MMF) 등 수익증권이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예치금 계정으로 운용하는데, 올해 금융지주사들은 전반적으로 이같은 현금성 자산 규모를 늘렸다.

각 사별로 보면 4대 금융지주가 모두 1조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금성 자산 축적 격차도 컸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3분기까지 9281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늘렸고, 뒤를 이어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각각 7000억원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지주는 3700억원대 증가세를 보이는데 그쳤다.

각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곳간을 두둑히 쌓은 일차적인 이유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기인한다. 미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에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데다,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로 주식, 채권 등 자산가치가 하락한 탓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말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내 은행과 8개 주요 금융 지주의 총자본비율은 각각 14.84%, 15.15%로 나타났다. 이는 6월 말보다 0.46%포인트(p), 0.16%p씩 하락한 수치다. 금리·환율 상승의 여파로 핵심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타격받은 것이다.

금융당국 또한 이런 점을 고려해 각 사에 유동성 확보를 주문한 상태다. 금융지주 관계자들은 “계열사 지원 용도 외에도 유사시 대비를 위한 방어용으로 자본을 넉넉하게 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가 현금 확보에 나선 단기적인 목적에는 유동성 확보가 있지만,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 마련까지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금융지주사들은 2020년부터 카드, 보험, 증권, 디지털 관련 업체 등 주요 계열사를 추가로 인수하기 위한 사전 분석을 진행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각 금융지주사들이 2년여전부터 삼성그룹 주요 금융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밸류에이션부터 인수 방식, 인수 후 시너지 등에 대해 시나리오 분석도 하고 있다”며 “비은행업을 강화해 특정 업권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실제 각 금융지주사들은 M&A 매물을 지속적으로 물색하는 중이다. 하나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고, 우리금융 또한 증권사 인수를 타진 중이다. 다만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의 연임 이슈로 인해 증권사 인수에 대한 논의 대신 매물로 나온 벤처캐피탈(VC) 인수로 눈길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인수는 손 회장의 연임 여부 등 지배구조가 확정된 뒤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다.

KB금융의 경우 한때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규제 상한선인 130% 가까이 치솟았으나, 올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10% 밑으로 끌어내리면서 자회사 추가 출자 및 M&A 여력을 확보한 상태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사들이 개별 기준으로 현금성 자금을 확보했다는 것 자체가 재무여력 확보 뿐 아니라 M&A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KB금융, 우리금융 등 확실하게 리딩 뱅크 입지를 쌓거나 포트폴리오를 추가로 완성시키려는 곳 위주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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