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딸 화협옹주 무덤 속 화장품 K뷰티로 부활

노형석 2022. 12.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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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조선 왕실 여인의 고급 화장품이 21세기 첨단 화장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조선왕조의 21대 임금 영조가 가장 아꼈던 딸 화협옹주(1733∼1752)의 무덤에서 5~6년 전 나왔던 화장품 유물을 학계 연구자들이 지난 수년간 분석해 주요 성분을 밝혀낸 뒤, 한 업체가 그 성분을 응용해 만든 신제품이 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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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얼굴 보습용 화장품 공개
화협옹주 미안고 및 미안자기. 문화재청 제공

18세기 조선 왕실 여인의 고급 화장품이 21세기 첨단 화장품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조선왕조의 21대 임금 영조가 가장 아꼈던 딸 화협옹주(1733∼1752)의 무덤에서 5~6년 전 나왔던 화장품 유물을 학계 연구자들이 지난 수년간 분석해 주요 성분을 밝혀낸 뒤, 한 업체가 그 성분을 응용해 만든 신제품이 또 나왔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 강경환)와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은 7일 오전 10시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전통화장품 ‘화협옹주 도자에디션’을 처음 언론에 내보인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이어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화장품을 연구해 출시한 성과물이 잇따라 나온 것이다.

화협옹주는 영조와 불화 끝에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친누이. 11살 때인 1743년 훗날 영의정을 지낸 신만의 아들 신광후와 혼인했으나 20살에 홍역에 걸려 숨졌다.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에 있는 옹주묘에서는 2015~17년 고려문화재연구원의 발굴을 통해 옹주가 생전에 사용한 화장품 관련 성분(9건―갈색고체 5건, 액체류 2건, 백분 1건, 적분 1건)이 담긴 청화백자 용기 등 총 47건 93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관련 연구 성과는 2019년 국제학술대회와 특별전시를 통해 공개돼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국립고궁박물관은 코스맥스㈜와 함께 2020년 업무협약을 체결해 ‘화협옹주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옹주묘에서 출토된 화장품의 성분 분석을 통한 화장품 개발사업을 진행해왔다. 옹주의 화장품 용기인 조선 청화백자를 바탕으로 실용화한 별도의 화장품 용기도 만들어 선보이게 된다.

화협옹주 미안고. 문화재청 제공

‘화협옹주 도자에디션’은 지난해 ‘고운 손크림과 입술연지 세트’와 ‘고운 손크림 단품’을 출시한 데 이어 나온 제품이다. 본격적인 화장품 제품으로는 첫 출시로 볼 수 있다는 게 한국전통문화대 쪽의 설명이다. 제품 이름은 ‘화협옹주 미안고와 미안자기’(1벌, 판매가 17만원). 미안고는 연고(밤) 형태의 얼굴 보습용 화장품이다. 동백나무씨기름(오일)과 당호박씨기름, 쌀겨기름 같은 전통재료가 함유됐다. 얼굴을 마사지하는 도구(괄사)인 미안자기는 청화백자 재질로 만들어졌다. 제품의 용기 디자인은 한국전통문화대 미술공예학과 이정용 교수팀에서 맡았다. 코스맥스㈜의 디자인팀과 공동디자인 특허출원(2건)과 등록(1건)을 마친 상태다.

화협옹주 미안자기.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쪽은 ‘화협옹주 도자에디션’이 온전히 발굴된 조선시대 화장품 유물을 토대로 보존처리, 재질분석, 성분확인, 화장품 내용물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해 당시 화장품에 사용된 재료에 대한 과학적·인문학적 연구 성과를 담은 본격적인 결과물이라면서 전통문화와 공예의 조화를 현대적인 상품으로 구현한 사업 개발의 본보기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국전통문화대의 한 관계자는 “조선왕실 화장품을 케이(K)-뷰티로 되살려냈다는 의미가 있다. 고풍스러운 청화백자로 제작된 용기 또한 200년 전 조선 옹주가 사용한 고급스러운 왕실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개발된 화장품 신제품들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위탁판매를 맡아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상품매장(아트숍 ‘사랑’)과 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www.khmall.or.kr)에서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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