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그래도 70대까진 건강하게 살겠지?"…현실은 다르다

권애리 기자 입력 2022. 12. 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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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7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지, 그리고 또 어떤 병을 조심해야 하는지 나라가 1년에 한 번씩 조사해서 발표하는데 조사 결과 나왔다고요?

<기자>

네, 기대수명이라고 하죠.

나라가 보건정책을 세울 때도 토대가 되고, 또 보험사들이 보험료율을 계산하거나 보험 드시라고 광고할 때도 맨 앞에 이야기하는 게 바로 이 지표인데요, "점점 더 오래 산다는 거겠지 뭐" 하고 벌써 짐작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건 맞지만요. 이번에는 한국인의 수명이 앞으로 이만큼 더 늘어날 거라고 예상한 그 정도가 기록적으로 얼마 안 됐습니다.

기준이 작년에 태어난 아기들이에요. 이 아기들이 평균 83.6세까지 살 거다 전망했습니다.

1년 전의 예측치보다 한 달 남짓 늘어나는 데 그친 겁니다. 정체죠. 지난 50년 동안 이 정도로 정체된 건 2018년뿐입니다.

사실 2018년의 정체가 더 심하긴 했어요. 딱 두 주 반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거든요.

그때는 혹시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겨울이 굉장히 추웠습니다. 날이 추우면 정말로 건강, 외출 조심해야 합니다.

"요새 상갓집에 자주 가게 되는 거 같아" 이런 얘기 할 때 있잖아요. 그게 맞거든요. 요즘 같은 연말연시에 사망자가 실제로 제일 많습니다. 

2018년은 기록적인 한파까지 닥치다 보니까 겨울에 부고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때 한국인들의 수명이랑 건강 상황을 가지고 예측한 기대수명이 거의 늘어나지 못했고요. 이번이 역대 두 번째로 늘어난 폭이 작습니다.

<앵커>

그럼 올해 이렇게 기대수명이 늘어난 폭이 작다면 그 이유로 지금 당장 생각나는 게 코로나가 생각이 나요. 영향이 있는 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코로나19 탓입니다.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을 봤을 때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 확률의 비중이 커졌다. 이렇게 나오거든요.

통계청에서 이 조사를 맡았던 부서에 문의했더니, 이건 거의 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반영된 수치라고 설명하더라고요.

게다가 이번 결과는 2021년을 기준으로 나왔거든요. 아직 올해의 코로나19 상황은 반영이 안 된 겁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1년 뒤에 발표될 한국인의 기대수명 예측치도 아주 크게 늘진 못하지 않을까, 벌써 이런 짐작까지 좀 되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이지만 코로나가 우리 국민건강에 남긴 큰 상처가 이렇게 거시적인 통계에서도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제 올해 거는 내년에. (내년 말에 나옵니다.) 코로나 영향은 내년에 확실히 우리가 통계로 알 수가 있겠군요. 또 궁금한 게 있습니다. 남녀 수명 차이 여전히 큽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도 한때는 9년 가까이 벌어졌던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은 6년 차이 근처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남녀의 흡연율 격차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도 도움이 된 걸로 보이는데요,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는 남녀의 수명 격차가 OECD 평균보다 큰 편입니다.

그럼 남성들이 좀 더 신경 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이 생명표에서 짐작되는 것 중에 중요한 하나는 역시 흡연입니다.

폐암과 폐렴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두 가지 다 남성이 여성보다 두드러지게, 눈에 띄게 높습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최근 추세대로 남녀의 흡연율 격차가 앞으로도 꾸준히 더 줄어든다고 하면 남성의 기대수명이 좀 더 올라가는 데 보탬이 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오래만 살면 되나, 건강하게 잘 살아야지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바로 드는 생각이 이거잖아요.

이와 관련된 조사는 딱 1년 전에 기대수명 조사 발표하면서 같이 나왔던 게 최신인데요, 병 없이 건강하게 살 걸로 기대되는 나이, 남자나 여자나 우리 짐작보다 짧습니다. 60대 중후반까지입니다.

제가 왜 우리 짐작보다 짧다고 말씀드렸느냐, 주관적으로 본인이 생각했을 때 내가 이때까지는 그래도 건강하겠지 기대하는 나이 이건 70대 초반으로 나왔거든요.

결국 한국인들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빨리 병을 얻고, 건강하지 못한 삶으로 진입할 확률이 현재로서는 꽤 높다는 겁니다.

아침부터 서글픈 얘기드려서 죄송한데요, 이런 통계가 나올 때 건강관리 어떻게 하고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할지 다시 한번 고민해 봐도 좋겠습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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